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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식당 등 일회용품 규제 위반 절반 넘어 2023-03-24 10:52
【에코저널=서울】윤석열 정부 들어 환경부는 작년에 예정된 일회용품(일회용 컵, 수저, 빨대, 봉투 등) 관련 규제를 모두 후퇴시켰다.

4월 1일 시행 예정이던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금지는 11월 24일까지 계도기간을 갖는 것으로 변경됐다. 6월 10일 전국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12월 2일로로 유예하고, 다시 시행지역을 세종·제주 지역으로 축소시켰다. 작년 11월 24일 시행 예정이던 종이컵,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규제까지 더하면 4번째 후퇴라는 지적이다.

현재 규제되고 있는 일회용품의 주요 품목은 ▲종이컵·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식품접객업, 집단급식소 매장 내, 사용금지) ▲비닐봉투(종합소매업 등, 유상 판매→사용금지)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 용품(체육시설, 사용금지) ▲우산 비닐(대규모 점포, 사용금지)로 이전의 규제보다 한층 강화된 규제다. 그러나 별다른 단속과 과태료 부과가 없는 규제가 얼마나 잘 작동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 352명의 시민들이 모여 일회용품 사용을 모니터링하는 ‘일회용품 사용 불가 안 하냐? : 일사불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일회용품 규제 모니터링은 작년 12월 20일부터 금년 1월 28일까지 40일 동안 진행됐다. 모니터링 대상은 전국의 식품접객업, 도·소매업, 체육시설, 대규모 점포로 총 1409곳을 무작위로 방문해 현재 규제 대상에 해당하는 일회용품 사용 여부를 확인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업종 상관없이 법을 위반하고 있는 매장은 총 59.76%(842곳), 약 2/3에 해당하는 매장이 사용 금지 조항을 어기고,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이 법을 지키지 않은 업종은 카페로 74.96%(467곳)가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카페(623곳)를 모니터링 한 결과, 규제 대상임에도 여전히 제공되고 있는 일회용품으로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1위로 63.40%(395곳)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는 물을 마시는 곳에 비치된 식수용 종이컵이 2위 27.13%(160곳),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음료용 종이컵이 3위 25.68%(160곳)를 차지했다.

카페 다음으로는 음식점(726곳) 중 42.84%(350곳)가 법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회용품으로는 일반 다회용 컵 대신 식수용 종이컵을 제공하는 곳이 43.25%(314곳)로 가장 많았다.


손님이 요구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물티슈를 제공하는 곳이 297곳으로 40.91%를 차지했다. 물티슈는 원래 이번 일회용품 규제에 포함된 품목이었으나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상 품목에서 제외됐다. 국내 유통되는 대부분의 물티슈는 폴리에스테르로 제작된다. 똑같이 미세플라스틱 위험이 있고, 사용량이 적지 않은 합성섬유 일회용품임에도 물티슈는 제조사 측의 반발로 규제에서 제외된 것이다.

백화점·대형쇼핑몰은 현재 일회용 우산 비닐과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법으로 금지됐으나, 모니터링한 매장(23곳) 중 절반 이상인 56.52%(13곳)가 법을 지키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일회용 우산 비닐의 경우 47.83%(11곳)가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수치로는 높지 않아 보이나 규제 대상이 ‘대형쇼핑몰’ 이었다는 점에서 비닐 폐기물 배출량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일회용 우산 비닐이 개인사업장의 경우에는 규제에 해당하지 않았는데, 이처럼 같은 품목임에도 업종에 따라 규제여부가 다르다는 점에서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혼란을 표했다. 규제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업종의 예외를 두지 않고 획일적인 규제와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니터링에 참여한 제로웨이스트샵 ‘바비바채’ 운영자 고지원씨는 “이번에 규제 대상인 일회용품 품목이 정말 많은데, 지자체와 환경부가 자세히 안내하지 않아 어떤 것들이 법적으로 금지인지 너무 헷갈렸다”며 “모니터링할 때 작은 가게의 경우, 안내받지 못해서 일회용품을 규제하는지 몰랐다는 사례도 있었다”며 말했다.

계도기간이 정책의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사람들에게 알리고 일깨워 주는 기간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처럼 자세한 안내도 없이 계도기간이라는 명목으로 규제를 미루려고만 한 것은 아닌지, 정부가 규제를 제대로 시행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모니터링에 참여한 시민 홍서영씨는 “매장 안에 다회용기가 있고, 특별하게 바쁜 시간대가 아님에도 일회용기를 건내는 매장들이 있었다. 이에 ‘매장 취식 시 일회용기 사용하면 안 되는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도 다음에 찾아가면 일회용기에 담아주는 같은 일이 반복됐다”며 “일부 매장에서는 주문 시 다회용기에 담아달라고 따로 요청해도 ‘매장에 아예 다회용기가 없다’는 답변도 있었다. 규제를 어기는 것은 법령을 만만하게 보고 무시하는 게 아닌가 싶었고, 또 법을 잘 지키는 다른 매장의 업주들에게는 불공평한 처사인 것 같아 불편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음식점에서도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는데 규제에 포함되지 않고, 편의점에서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나 법적 규제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더 나아가 일회용품 규제 기간 중 생분해 품목은 규제에서 제외하겠다는 행정예고가 올라오는 등 규제에 허점이 많다는 것이 의견이다.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는 업종 중 하나인 장례식장의 경우 조리시설과 세척 시설이 없을 경우 일회용품 규제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환경부가 일회용품을 사용을 줄이려는 의지가 있다면 흔들림 없이 일관된 정책을 추진하고, 명분 없는 단속유예를 한시 빨리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모니터링을 진행한 일사불란 프로젝트 팀은 이번에 조사한 일회용품 모니터링 결과를 지자체에 전달해 시정조치를 요구할 예정이다. 일회용품 줄이기를 잘 실천하는 매장은 ‘카카오같이가치 모두의행동’을 통해 제보해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카카오맵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남귀순 기자 iriskely@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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