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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자족마을 '윤데의 기적' 2007-08-09 09:04
<르포>독일 생태마을 벤치마킹(3)

한 무리의 대학교수들이 독일의 한 농촌마을 주민들에게 "외부에서 일체의 전기를 끌어다 쓰지 않도록 모든 전기를 우리가 공급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주민들은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

잘 사용하고 있는 멀쩡한 보일러를 교체하라고 권유하는 교수들의 말을 납득하지 못했던 것이다. 주민들은 에너지자족마을을 만들어야 하는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고, 교수들이 설치하자고 제안한 설비 조차도 신뢰하지 못했다.



▲윤데마을에서 기념촬영하는 '독일생태마을 체험단'. 뒤로 바이오가스 생산설비가 보인다.

독일 괴팅겐(Gottingen) 대학교수들이 '에너지자족마을' 계획을 세우고 지난 2000년 윤데(Juehnde)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던 당시의 일이다. 독일의 지방대인 괴팅겐대학은 노벨상 수상자를 37명이나 배출한 학교로 알려져 있다.

괴팅겐 교수들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1년 6개월이 넘도록 끈질긴 노력을 펼쳤다. 농대 교수들은 마을주민들에게 바이오가스 생산 설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또 경제학 교수들은 향후 주민들에게 환원될 경제적 이익을 계산해 설득에 나섰으며, 심리학 교수까지 동원돼 주민 설득에 나섰다.

교수들은 주민들을 설득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100년 후에는 빙하가 녹아 함부르크가 잠길 것"이라며 지구온난화로 야기될 수 있는 암울한 미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김선교 양평군수가 에너지자족마을 건설에 참여키로 한 윤데마을 주민들의 나무 이름표를 살펴보고 있다

교수들의 집요한 공세에 주민들은 "전체 주민투표를 통해 60% 이상이 찬성하면 에너지자족마을로 변신하기로 하자"고 한발 다가선다. 투표결과는 교수들의 값진 승리였다.

이에 앞서 교수들은 40개 마을을 에너지자족마을 후보로 선정한 뒤 다시 2개 마을로 압축했고, 최종적으로 윤데마을을 대상지로 선정한 바 있다.

에너지자족마을 선정은 바이오가스 생산을 위해 적정 규모의 농경지가 마을 근처에 있어야 했다. 축분(우분) 등 연료확보가 가능한 점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됐다. 원료를 먼곳에서 마을로 운반할 경우, 경제성이 없다는 사실도 반영됐다. 교수들은 특히 원료를 운반하는 화물차에서 내뿜는 매연으로 대기오염을 야기하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교수들은 마을 주민들을 설득한 뒤에도 바이오가스 생산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괴팅겐 시장과 접촉하는 것은 물론 니더작센(Niedersachsen) 주(州)정부를 찾아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당시 독일에는 2000개가 넘는 바이오가스 생산설비가 가동되고 있었는데, 윤데마을에만 자금을 지원해 줄 수 없다는 것이 한결같은 답변이었다.

교수들은 다른 바이오가스 생산 시설과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폐열회수장치를 추가했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난방용 온수를 만드는데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

이같은 노력은 정부도 설득시켜 지난 2004년 150만 유로에 달하는 국고지원을 통보받게 된다. 150명의 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조성한 뒤 외부인 40명을 조합원으로 추가로 받아들여 기금을 늘려 나갔다. 여기에 은행에서 330만 유로를 추가로 빌려 모두 510만 유로의 자본금을 마련한 뒤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설치에 나설 수 있었다.

윤데마을 인근에는 120ha 면적의 농지가 있는데, 25%인 300ha에서 생산되는 옥수수 사일리지가 바이오가스 연료로 공급된다. 또 400마리의 소들이 배출하는 축분(우분)이 함께 사용된다. 축분과 사일리지를 혼합 발효시켜 바이오가스를 이용, 전력을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바이오가스를 생산한 뒤에 나오는 부산물(액비)은 마을 주민들이 무상 공급받아 농사에 활용한다.

윤데마을에서 생산된 전기는 마을 전체가 사용하고 남는데, 1kw당 17센트의 가격으로 전력회사에 판매된다. 독일의 일반 가정에서 1kw당 6센트의 전기료를 납부하는 것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비싼 값에 전기를 파는 것인데, 이는 전력회사가 독일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육성정책에 따른 지원금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독일 정부는 이같은 고정금액으로 전력을 팔 수 있도록 20년간 보장해주고 있다.


농지와 함께 숲도 윤데마을의 에너지 자족을 돕는 중요한 요소다. 숲에서 나오는 폐목 등을 우드칩으로 만들어 마을에 온수를 공급하는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에너지자족마을인 '윤데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을 안내하는 파펜 홀스씨(67 사진)는 서경석 목사가 이끄는 생태나라운동 핵심회원들을 비롯해 김선교 양평군수, 이진용 가평군수, 경기도와 양평·가평군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독일생태마을 체험단'에게 "윤데마을이 에너지자족마을로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괴팅겐대학 교수들의 노력도 중요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설비 시험가동 기간이 포함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력 생산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괴팅겐의 기계설비업체에 근무했던 홀스씨는 20여전부터 윤데마을에 거주하고 있는데, 자동차 설비 관련업무로 대우자동차와 인연을 맺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면서 체험단 일행을 반갑게 맞기도 했다.

<독일 괴팅겐= 이정성 기자 jslee@ecojournal.co.kr>






이정성 기자 jslee@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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