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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팔두리인협회'의 힘겨운 싸움 2007-11-03 08:51
12년 동안 국립공원지역 케이블카 설치 저지

우리나라에서 국립공원 구역을 개발,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가까운 이웃나라인 대만(臺灣)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대만환경보호연맹(臺灣環境保護聯盟) 오홍준(吳鴻駿) 전안비서(29·專案秘書, 대회협력팀 간사 역할 사진 우측)와 대만 정치대학교(政治大學校) 한국어과 3학년생인 진우기(女·陳宇琪, 21 사진 좌측)양의 안내로 찾은 타이페이市 북투구(北投區) 시민사회단체인 대만팔두리인협회(八頭里仁協會).

대만팔두리인협회(八頭里仁協會) 오혜유(女·吳慧瑜, 37) 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타이페이市와 國立公園管理處)에서 양명산국립공원(陽明山國立公園)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한다"면서 "양명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경우, 생태계 파괴는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므로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혜유 회장을 비롯한 대만팔두리인협회 회원들에 따르면 타이페이市에서 관광용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 국립공원구역이며, 온천관광지역기도 한 사업 예정지의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는 편법을 시도했다는 주장이다. 또 타이페이市와 각계의 반발을 우려해 현실과 동떨어진 허위 환경평가보고서를 작성, 주민들을 기만했다는 의혹도 제기한다.

대만팔두리인협회 회원들은 총 연장 4.95km에 달하는 '양명산 케이블카 설치계획'은 직경 3.5m의 파이프로 철기둥을 100m 간격으로 세우는 방법으로 추진된다고 전한다. 케이블카 선로는 지상(地上)에서 54m 높이로 설치 예정이다. 케이블카가 주택가 위를 지나게 설계돼 주민들의 민원도 가중된다는 예상이다.

또한 양명산 케이블카를 준공하면 가뜩이나 협소한 인근지역 도로가 극심한 정체로 시달리게 되는 것은 물론 주말 평균 8만명 정도의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환경오염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케이블카 출발기지가 세워질 예정이었던 목욕탕 건물은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면서, 철거를 모면했다. 현재는 리모델링을 통해 '온천박물관'(아래 사진)으로 변신했다.


양명산 케이블카 설치계획의 반대는 놀랍게도 초등학생의 천진난만한 말 한마디로 시작됐다. 지난 1995년, 북투(北投) 지역의 교사가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현장학습을 위해 이동하던 중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낡은 목욕탕이 철거 위기에 놓인 사실을 본 한 학생이 "왜 예쁜 건물을 부수려 하느냐"는 질문이 발단이 됐다. 학생을 인솔하던 교사는 목욕탕 건물이 철거하는 이유를 알아보던 과정에서, 지자체가 쉬쉬하며 추진하던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알게됐고, 이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는 운동으로 발전하게 됐다.

시민단체에서 양명산 케이블카 설치를 반대하는 와중에 여러 가지 사건도 발생했다.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한 당초 북투 출신 한 시의원이 선거과정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정치세력에 의해 암살을 당한 것. 아울러 양명산국립공원관리처 처장은 케이블카 시공업자로부터 800만원(대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 한국돈으로 3200만원에 달하는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잠정 중단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대만팔두리인협회 오혜유 회장은 이날 (사)환경실천연합회 이경율 회장 등 한국 환경단체와의 간담회를 갖고, 현재진행형인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환실련 이경율 회장은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케이블카 설치로 야기되는 생태계 파괴와 환경오염 부하량 증가 등의 문제점을 12년 넘도록 부르짖고 있는데도, 관철되지 않는 것은 관계당국의 환경의식 부재라고 본다"면서 "관리들의 환경마인드를 변화시킬 수 있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환경운동이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환경단체인 (사)환경실천연합회 회원들이 2일 대만 타이페이市 북투구(北投區) 시민사회단체인 '팔두리인협회대만팔두리인협회' 오혜유 회장(사진 맨 좌측)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북투대만팔두리인협회는 시 의회 의원들과 유기적인 공조를 갖고 케이블카 설치 반대운동을 꾸준히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온천지역에서 배출되는 온수가 하천에 그대로 유입되는 현실을 개선하는 운동과 환경교육 활성화 등을 중점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타이페이市 북투구(北投區) 인구는 24만명 가량이며, 케이블카가 설치 예정인 관련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만 12만명 가량이다. 또 대만에는 모두 6개의 국가공원이 지정돼 있으며, 대만정부는 10개 지역에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 현재 1곳은 준공한 상태다.

<타이페이= 이정성 기자>

이정성 기자 jslee@eco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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