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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10>바하마 나소엔 ‘해적선’ 대신 ‘크루즈’ 2022-05-20 20:06
【에코저널=바하마】과거 카리브해 해적들의 소굴로 유명했던 바하마(Bahamas)의 수도 ‘나소(Nassau)’. 월트 디즈니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의 실제 배경 지역이기도 한 나소 항구엔 과거 해적선이 가득했지만, 이젠 크루즈의 단골 기항지(寄港地)가 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5월 19일 낮 1시(한국시간 5월 20일 새벽 2시) ‘프리덤 오브 더 시즈(Freedom of the Seas)’ 호가 나소에 닻을 내렸다. 앞에는 같은 크루즈 회사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Royal Caribbean International) 소속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 호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옆으로는 파나마 선적 ‘버진 보야지(Virgin Voyages)’, ‘카니발 콘퀘스트(Carnival Conquest)’ 등 모두 4척의 크루즈가 나소 항구에 동시에 정박했다.

크루즈 회사 관계자는 “나소 부두 주변은 수심이 깊어 크루즈 정박이 가능하다”며 “바하마제도를 운항하는 대형 크루즈 대부분은 나소에 꼭 들린다”고 말했다.

나소에서 처음 찾은 곳은 ‘해적박물관(Pirates of Nassau)’과 해리티지 뮤지엄(Heritage Museum of the Bahamas), 두 곳에 전시된 자료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가 1492년에 최초로 신대륙에 상륙한 지점이 바하마 제도의 ‘산살바도르(San Salvador)’섬이라고 한다.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와는 다르다.

바하마는 1783년 베르사유조약을 통해 영국 식민지가 됐다. 1973년 영국지배에서 벗어나 독립하면서 ‘바하마 연방’이라는 새로운 국가로 탄생했다.

바하마 수도 나소(207㎢)는 인구 25만명 정도로, 우리나라 제주도(1850.2㎢)에 비교해 10분의 1정도 적은 면적이다. 나소는 17세기엔 ‘찰스타운(Charles Town)’이라고 불렸는데, 해적들의 소굴이었다고 한다.

‘프리덤 오브 더 시즈’ 호 승객 정원이 3634명인데, 비슷한 크기 크루즈 4척에서 나소 항구에 내린 관광객은 어림잡아 1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계산된다.

관광객들이 하선하자 항구 주변 상가들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26살 때 온두라스에서 바하마로 건너와 42년을 보냈다는 나소 주민 ‘버니(68)’가 자신의 이름을 단 편의점 간판 밑에 서있다.

나소 항구에서 1㎞ 가까이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편의점을 운영하는 현지 주민 버니(Buddy, 68)는 “42년 전인 26살 때 온두라스에서 바하마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2년 이상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이제 관광객들이 다시 찾기 시작하면서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나소의 공공기관과 상점, 리조트, 음식점 등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과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음식점과 상가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입장 가능했고, 입구에서 스프레이로 입장객들의 손을 소독해줬다.

▲바하마 나소 항구에 주차된 바하마 경찰차에 ‘COVID-19 Ambassador’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항구에 주차된 바하마 경찰차(한국 기아차 ‘리오’)에도 ‘코로나19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해 달라’는 의미의 ‘COVID-19 Ambassador’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ambassador’는 ‘대사’란 뜻 외에도 캠페인을 ‘권고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편과 크루즈 여행을 왔다는 이멜다(36).

드물긴 하지만, 크루즈 승객 중 일부는 실내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남편과 온 이멜다(Imelda, 36)는 “두 살배기 아이를 친척에게 보살펴달라고 부탁하고, 남편과 여행 왔다”며 “크루즈에서 4박5일 동안 COVID-19에 안전할지 여부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일생에서 처음 준비한 크루즈여행이라 강행하게 됐다”며 “현재 너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루즈에는 세계 각국의 다양한 승객들이 탑승한다. 미국을 비롯해 서양인들이 많았다. 남미와 유럽, 아시아에서는 일본인과 중국인들이 간혹 보였다. 서울에서 장성한 아들이 부모님을 모시고,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한국인 가족도 만났다.

한편 바하마는 카리브해 주변 국가 중 케이맨 제도(Cayman Islands)와 함께 조세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다국적 기업들과 세계 부유층, 마피아까지 물리적 형태로는 존재하지 않고,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Paper company)’와 금융회사 등을 통해 자금을 세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조세피난처’를 영어로 ‘Tax Haven’이라고 한다. ‘천국(Haven)’을 넣은 이유를 잘 모르겠다. 세금을 빼 돌리기 좋은 나라가 천국인가?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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