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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26>캐나다 시골마을의 재활용 최일선 ‘보틀 디포’ 2022-06-05 21:07
【에코저널=베리어】우리나라는 환경부가 지난 2003년부터 생산자에게 제품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의 일정량 이상을 재활용하도록 생산자(기업)에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쉽게 설명하면 생수를 만드는 먹는샘물 제조 회사에는 용기인 페트병, 콜라나 맥주를 제조하는 회사는 캔 또는 병을 의무적으로 회수·재활용하도록 분담금을 납부하게 한다. 이 분담금은 재활용업자들에게 실적에 따라 나눠준다.

캐나다에도 재활용보증금 제도가 있다. 페트나 캔 용기에 담긴 생수 또는 맥주 등을 구매하면 세금(Tax)과는 별도로 공병 보증금이 추가적으로 부과된다. 크기와 무게에 관계없이 보증금은 1병 단위당 10센트를 부과하고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Province of British Columbia)로부터 폐용기 재활용을 위탁받은 비영리 조직 ‘Encorp Pacific(일반적으로 Return-It으로 알려짐)’이 관리하는 재활용 가능 자원 중간수집소 격인 ‘보틀 디포(Bottle Depot)’라는 곳이다.

주민들이 음료용기와 맥주캔 등을 모아 ‘보틀 디포’에 가져가면 수량에 맞게 계산된 금액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작은 타운 ‘베리어’에서 한국 교포가 운영하는 ‘보틀 디포’.

캐나다 밴쿠버에서 록키산맥을 지나 450km 떨어진 ‘베리어(Barriere)’의 ‘보틀 디포’는 한국 교포가 운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보틀 디포’ 운영자 교포 A씨(67)는 “아내와 함께 6년 전부터 ‘보틀 디포’를 맡았다”며 “2천 세대 정도가 살고 있는 베리에 지역에서 여름철에는 일주일에 벌크 25개 분량의 맥주 캔이 들어온다. 벌크 1개에는 맥주 캔 1800개 정도가 들어간다”고 말했다,

▲베리어 주민 로널드씨가 ‘보틀 디포’에서 인터뷰 도중 포즈를 취해 보이고 있다.

자신을 ‘론(Ron)’으로 불러달라는 로널드(Ronald, 60)라는 남성은 1년 내내 모았다는 맥주 캔 2112개를 갖고 와 211달러를 받아갔다.

잠시 뒤에는 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달려 온 주부 조아나(49)가 페트 물병 42개와 맥주캔 48개를 갖고 와 10달러를 받았다. “10달러는 차 기름값도 되지 않는 금액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볼일 보러 시골에서 나온 김에 갖고 왔다”며 “양아들이 맥주를 좋아해 캔이 자주 모이게 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연방 정부는 지난 2019년, ‘2030 플라스틱 폐기물 전략(Zero Plastic Waste Initiative)’이라는 탈플라스틱 정책을 마련, 발표했다. 플라스틱 제품의 생명주기를 연장시키기기 위해 사업체에서부터 ‘생산→소비→회수’의 순환모델을 기반으로 폐기물 관리와 제품생산을 책임지고 운영하자는 취지다.

2010년 10월에는 조나단 윌킨슨(Jonathan Wilkinson) 캐나다 환경·기후변화 장관이 2011년 말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규정을 도입하기 위한 입법 절차를 확정할 계획을 공식 발표했었다.

▲베리어 ‘보틀 디포’에 수거된 공병.

KOTRA 토론토 무역관에 따르면 캐나다 환경부가 마련한 규정이 정식 발효되는 시점부터 모든 사업체들은 비닐봉지, 일회용 플라스틱 등은 대체용품을 사용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며, 코로나19와 관련된 플라스틱 방역용품과 의학용품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교포 A씨는 “캐나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에 대한 애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면서 “캔이나 페트병의 숫자를 정확하게 계산해주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드물지만, 분리수거를 하지 않은 캔과 페트병이 섞인 꾸러미를 통째로 던져준 뒤 그냥 떠나는 주민도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캐나다인들은 남에 대한 배려심도 깊다”면서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고, 나누는 삶이 생활화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2021년 455억 달러(약 55조원) 수준이다. 오는 2026년 650억 달러(79조원)로 연평균 7.5%이 예상되는 만큼 세계 각국의 분리수거 체계화·첨단 재활용 설비 구축 등 자원 재활용 노력도 분주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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