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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보고 30>알래스카 산악지역 ‘황금으로 만든 철도’ 2022-06-09 15:39
【에코저널=알래스카 스캐그웨이】알래스카 작은 마을 ‘스캐그웨이(Skagway)’의 중심지역은 옛 서부영화 무대와 흡사하다. 어디선가 권총을 든 총잡이들이 갑자기 나타날 것만 같다.

▲120년 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알래스카 작은 마을 ‘스캐그웨이’ 중심지역.

1800년대 말부터 1900년대 초까지 지어졌던 상점들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스캐그웨이’는 과거 광산촌이다. 거리의 상점들은 기념품을 파는 가게, 은행, 우체국 등 다양한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외부는 120년 넘는 세월이 무색하게 거의 옛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150년 전 일확천금을 노리고 금을 찾아 떠났던 사람들. 한껏 부푼 기대를 안고 고향을 떠났던 그들이 힘든 일과를 마친 뒤 술 마시고,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까지 현실처럼 다가온다.

미국인들에게 과거 새롭게 발견된 금 매장지 소식을 듣고 한몫 보려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드는 ‘골드러시(Gold Rush)’가 이뤄진 곳은 크게 두 지역이다.

1848년 1월 24일 캘리포니아주 수터스밀(Sutter’s mill)에서 금이 발견되자 그 이듬해 금광을 찾아 8만명 가량의 ‘포티 나이너(Forty-niner)’들이 서부 해안으로 몰려갔다. 또 다른 골드러시는 1886년 알래스카를 지나는 ‘유콘 강(Yukon River)’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알래스카 ‘골드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승객은 물론 금을 비롯해 광산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광물을 옮기기 위한 철도 건설이 진행된다. 한 겨울 폭설과 영하 60도까지 떨어지는 추위 속에서 공사가 더디게 진행되는 만큼 1천만 달러(125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어야 했던 철길 이름은 ‘화이트 패스 앤 유콘 루트(White Pass & Yukon Route)’. 1마일(1.6㎞키로) 거리 철로 건설비용이 우리나라 돈으로 1억2천만원∼2억원 정도 소요된 이 철로 구간을 ‘황금으로 지어진 철도’라고 부른다. 현재 가치로 1억원은 100억원-1천억원 이상일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화이트 패스 앤 유콘 루트’를 달리는 관광열차.

‘화이트 패스 철도(White Pass Railroad)’는 스캐그웨이에서 873m(2865 피트) 높이의 동쪽 정상까지가파른 경사를 32㎞(20마일) 정도 올라간다. 정상에는 미국 알래스카주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철도회사에 따르면 ‘화이트 패스 철도’는 1898년 7월 21일, 철도 건설이 시작된 지 2개월 후에 처음 6.4㎞(4마일)의 완성된 궤도를 열차가 달리게 됐다. 당시 서반구 최북단에 위치한 철도였다.

177㎞(110마일)의 선로 건설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대공사였다. 2개의 터널과 많은 수의 교량을 설치해야 했다. 1889년 2월 20일, 노동자들은 화이트 패스 정상에 도달했다. 1899년 7월 6일에는 베네트 호수와 강의 상류, 호숫길까지 철로를 이어갔다.

건설 인력들이 북쪽으로 레일을 깔아가면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다른 인원들은 북에서 남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1900년 7월 9일, 마침내 이 두 팀은 카크로스에서 만나게 된다. 카크로스에서 철도회사 사장이었던 사무엘 그레이브스(Samue Graves)는 이를 기념하는 황금대못을 철로에 박았다. 3만5천명의 근로자가 이 철로 건설에 참여했다.

이 ‘1천만 달러 프로젝트’는 영국이 자금을 대고, 미국이 설계했으며, 캐나다가 계약을 진행한 산물이다. 450톤의 폭발물이 사용됐다.

‘화이트 패스 철도’는 완공 이후 광물 수송에 많이 이용됐다. 2차대전 때는 주로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광물을 많이 옮겼다. 하지만 이때 광물가격 폭락으로 철도 운행이 중단됐다. 1988년부터 화물열차가 아닌 ‘관광열차’로 바뀌어 현재까지 운행되고 있다.

▲‘화이트 패스 철도(White Pass Railroad)’를 운행하는 관광열차 승무원 제시카.

노스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가 고향이라는 화이트 패스 철도 승무원 제시카(Jessica, 28)는 “열차는 14칸이 있고, 1칸에 30명∼52명 탑승한다”며 “현재는 동절기를 제외한 4월부터 10월까지만 관광열차를 운영한다”고 말했다.

산사태 위험 우려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 제시카는 “철로 주변에 인공암벽을 만들어 산사태를 사전 예방한다”며 “하지만 2019년 단 한번 산사태로 인해 3일 동안 열차 운행을 하지 못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장 인기 많은 사진 촬영 명소를 알려주겠다”며 철로 주변 나무에 가리지 않고, 여러 설산이 잘 보이는 지점인 ‘인스퍼레이션 포인트(Inspiration Point)’ 위치를 설명해줬다.

‘화이트 패스 유콘 루트’ 철도는 1994년 국제적으로 역사적인 토목공사의 랜드마크 건축물로 지정됐다. 에펠탑이나 자유의 여신상 같은 토목공사의 경이로운 건축물과 같은 영광을 누리는 위치가 됐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
이정성 기자 jungsung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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