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귀순 기자
【에코저널=목포·제주】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5일 (재)제주테크노파크(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감귤의 대표적인 병해인 감귤궤양병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신종 ‘박테리오파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박테리오파지’는 박테리아(세균·고세균)를 숙주세포로 하는 바이러스를 통칭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지난해 4월, 제주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감귤궤양병원균인 잔토모나스 균(Xanthomonas citri subsp. citri)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친환경 기법인 파지테라피(Phage therapy) 기술을 개발해 왔다.
‘잔토모나스 균’은 감귤류 과일에 궤양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다. 나무의 잎, 가지, 그리고 과일에 상처를 입혀 병반을 형성한다. 심한 경우 수확량 감소와 과일의 품질 저하를 유발한다. ‘파지테라피’는 박테리오파지를 활용해 유해 세균을 제어하는 기술로, 차세대 항생제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다.
양 기관은 당해 7월, 핵심 연구인 ‘감귤궤양병원균을 억제하는 박테리오파지(MK21)의 세균 방제’에 대한 특허를 공동 출원한 후 약 1년 동안의 긴밀한 협력 연구를 통해 이 박테리오파지의 유전체를 해독·분석해 연구 논문을 발표하게 됐다
감귤궤양병은 병원성 세균에 의해 발병하며, 감귤류 과일에 발생하는 전염성이 큰 식물 병이다. 잎, 가지, 과일 표면에 작은 반점이나 궤양을 형성하는 병변을 일으켜 심각한 농가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파지테라피 기법은 자연에 존재하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한 친환경 방제 기술로 항생제 내성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발견한 박테리오파지는 감귤궤양병 원인균에 특이적으로 감염해 세균을 파괴하며 증식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파지테라피 기술은 병해 피해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최경민 도서생물융합연구실장은 “이번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감귤궤양병 파지테라피 기술은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적 대안으로, 감귤 농가의 피해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양 기관의 협력을 통해 얻은 가치 있는 연구 성과로서 향후 더욱 긴밀하고 지속적인 공동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연구 논문은 데이터 출판 전문 국제학술지인 ‘데이터인브리프(Data in Brief)’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