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성 기자
【에코저널=뉴욕】우리나라 서울에는 노후 고가도로를 철거하지 않고, 개조해 만든 보행 공원인 ‘서울로 7017(Seoullo 7017)’이 있다. 7017의 ‘70’은 서울역 고가도로를 만든 해인 1970년을, ‘17’은 공원화 사업이 완료된 2017년과 17개의 사람길, 고가차도의 높이인 17m 등을 의미한다.
‘서울로 7017(Seoullo 7017)’의 모델로 삼은 곳이 바로 미국 뉴욕(New York)의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다.
‘하이라인 파크’는 원래 지난 1934년 만들어진 길이 2.3km, 높이 10m의 고가화물철로를 개조한 공원이다. 고가화물철로는 뉴욕의 성장에 일익을 담당했지만, 46년 뒤인 1980년 뉴욕에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기능을 잃은 흉물로 전락했다.
철거 위기에 놓인 철도를 지키기 위해 결성된 비영리단체 ‘하이라인 친구들’의 제안으로 2009년 고가화물철도는 길이 1마일(1.6 km)의 자연친화적 선형공원으로 새롭게 변신했다. 팬데믹(Pandemic) 이전인 2018년 기준으로 연간 8백만명 가량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빌딩숲 사이에 일정한 높이로 만들어진 산책로는 뉴욕시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유명 관광지이자, ‘도심 허파’의 기능을 수행한다. 뉴욕시는 ‘하이라인 파크’에 15만(plants, trees and shrubs)의 식물이 식재돼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사실 ‘하이라인 파크’도 모델로 삼은 곳이 있다. 바로 프랑스 파리에 있는 1993년 완공된 ‘가로수 산책길’이라는 의미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ée)’다. 파리 12구역에 위치한 버려진 고가철도 위에 12번가에서 30번가까지 이어지는 길이 2.9 마일(4.7km) 길이의 선형 공원으로 조성됐다.
현지시간 5월 22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5월 23일 오전 6시 30분), ‘하이라인 파크’에서 만난 월 스트리트(Wall Street)의 금융업계에 종사한다는 사뮤엘라 오포쿠(Samuellar Opoku, 24)는 “살고 있는 곳은 맨해튼(Manhattan) 북쪽에 위치한 브롱스(Bronx)이지만, ‘하이라인 파크’가 직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시간이 나면 즐겨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뮤엘라는 “과거 고가화물철로를 허물지 않고, 멋진 산책로 겸 공원으로 재탄생하도록 노력해주신 분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하이라인 위에서 혼자 휴대폰으로 일하러 오는 경우가 많은데, 전망이 좋고, 자연이 어우러져 최고”라고 덧붙였다.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와 연접한 곳에는 오래된 비스켓 공장을 리모델링한 ‘첼시 마켓(Chelsea Market)’이 있는데, 이곳 또한 명소다. 인근에는 인공섬인 ‘리틀 아일랜드(Little Island)’와 뉴욕에서 가장 큰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허드슨 야드(Hudson Yards)’가 위치해있다.
◆뉴욕은 우리나라의 구(區) 단위 정도의 행정구역인 바로우(borough)가 5곳이다. 맨해튼(Manhattan)을 비롯해 퀸즈(Queens), 브루클린(Brooklyn), 브롱스(Bronx), 스테이튼 아일랜드(Staten Island) 등이다. 메인 지역인 맨해튼을 기준으로 위로는 브롱스, 이스트 리버(East River)를 건너 퀸즈와 브루클린이 있다. 맨해튼 아래쪽에 위치한 섬이 ‘스테이튼 아일랜드’다. 맨해튼 앞을 흐르는 허드슨강(Hudson River) 너머는 뉴저지(New Jersey)주다.
<이정성 미주 순회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