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서울환경연합과 벌볼일있는사람들, 생명다양성재단은 지난 11월 18일 공동 주관한 야생벌 시민조사단의 활동결과 공유회를 가졌다.

2023년 야생벌시민조사단은 벌을 관찰하고 기록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도시에서 벌과 꽃가루 매개 곤충을 조사하며 꿀벌에 비해 조명받지 못하는 다양한 도시의 수분매개자들을 알리며 실질적인 벌 보전활동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지난 5월 13일 벌 관찰 강의를 시작으로 ▲5월 14일 길동생태공원 1차 현장조사 ▲6월 3일 샛강생태공원 2차 현장조사 △6월 25일 월드컵 평화의 공원 3차 현장조사 ▲7월 8일 길동생태공원 4차 현장조사 ▲7월 22일 샛강생태공원 5차 현장조사 ▲8월 6일 월드컵 평화의 공원 6차 현장조사 △9월 22일 남산 야간 등화조사까지 7차례 시민조사를 진행했다. 현장조사 결과 및 조사단이 자발적으로 생활권에서 관찰한 기록은 네이처링의 ‘유니벌스’ 미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표하는 서울환경연합 최영 생태도시팀장.

활동공유회에서 시민조사단 활동 결과를 발표한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시민조사를 진행하며 꿀벌 외에도 파리목의 꽃등에류나 딱정벌레목의 바구미류 등 다양한 꽃가루 매개 곤충의 존재가 드러났다”며 “벌의 위기뿐만 아니라, 곤충의 위기, 전체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해소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책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미기록종 Mimicia pseudolibatrix 기록에 대해 발표하는 조수정 시민과학자.

벌볼일있는사람들의 조수정 시민과학자가 야생벌 시민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3년 야생벌 시민조사단이 전국에서 관찰하고 네이처링 유니벌스 미션방에 기록한 생물은 654건 11목 70과 251종에 달하는데, 이중 벌목에서 가장 많이 관찰된 것은 꿀벌과(175건 17종)와 말벌과(74건 26종)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위벌과와 꼬마꽃벌과, 등에잎벌과가 뒤를 이었다. 특히 꿀벌, 좀뒤영벌, 어리호박벌 등 특정 종의 기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기록종(Mimiciapseudolibatrix). 9월 22일 남산.

지난 9월 22일 야생벌 시민조사단 남산 야간 등화조사를 통해 남산에서 국내미기록종을 기록한 사실도 밝혔다. 나비목 명나방상과 명나방과 비단명나방아과 Mimicia속에 속하는 ‘Mimicia pseudolibatrix’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일대에 분포하며 낙엽부엽토를 갉아먹는 것으로 알려진 종이다.

발표하는 벌볼일있는사람들 이흥식 박사.

벌볼일있는사람들의 이흥식 박사는 도시에서 수분매개자 곤충 시민조사를 진행하는 의미를 설명했다. 이흥식 박사는 “곤충 중에서도 벌은 생태계에서 조절자 역할을 하는 생물군”이라며 다양한 생물군이 있을 때 벌도 잘 살 수 있다며 “서울에서도 보전이 잘 된 편에 속하는 세 곳을 선택하여 관찰을 진행했는데도 불구하고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벌뿐만 아니라 모든 곤충을 아낄 수 있는 마음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발표하는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

마지막 발표자였던 성민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은 2023년 야생벌 시민조사단 활동에 대한 소회를 남겼다. 성민규 연구원은 벌은 꽃가루를 매개하는 것 외에도 “우리가 다시 자연과 연결되고 자연이 처한 여러 문제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그런 자연 매개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민규 연구원은 “도시의 자연은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그 도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원하는 자연이 형형한 공간”이라며 “야생벌 시민조사단 활동을 통해 도시 안에서 야생적인 자연의 가치, 그리고 그 자연이 품을 수 있는 생물다양성 보존에 대한 가치들을 부여하는 역할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결과 공유회 사회를 보는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2023 야생벌 시민조사단은 (재)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희망나누기 사업으로 진행됐다. 시민조사단의 활동결과공유회는 서울환경연합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