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청결 이미지 강한 일본서 ‘우왕좌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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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청결 이미지 강한 일본서 ‘우왕좌왕’
  • 기사등록 2024-05-23 21:12:09
  • 기사수정 2024-05-28 08: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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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히로시마】최근 일본 출장에서 새삼 깨달은 건 ‘청결’과 ‘친절’이다.

 

히로시마 공항

미야지마 섬 한국어 병기 안내판.

히로시마 공항을 비롯해 대부분 공공시설에서 한국어를 병기하는 곳이 많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


히로시마에서 묵었던 숙소 인근의 자주 이용했던 후나이리 혼마치 노면전차 정류장. 한글이 함께 쓰여 있다.

노면전차 선로 주변도 매우 깨끗한 모습이다.

일본에 도착해 받은 첫인상은 곳곳이 너무 깨끗하다는 것. 어느 곳을 가봐도 도로에 나뒹구는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다. 학생들은 길을 걸으며, 간식을 먹지 않는다. 

 

한국돈 4천원 가격의 도시락도 매우 훌륭했다.

매우 짠 국물의 일본 라멘.

시장과는 약간 다른 아케이드 형태의 상점가.

편의점 도시락은 맛있고, 저렴해서 자주 먹었다. 여러 사람들이 일본 라멘이 맛있다고 하는데, 간이 너무 짜서 먹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히로시마에서 재래시장을 가고 싶었는데, 없었다. 아케이드 형태의 상점가들이 시장을 대신했다.

 

노면전차 정거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노면전차 탑승객 중 절반 정도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난 지 오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는 국민성이 엿보였다.

 

사람들의 복장은 보수적이었다. 버스기사, 택시기사들이 근무복을 입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초·중·고 학생들도 대부분은 교복을 입고 다녔다.

 

사각형 배낭을 메고 걸어가는 초등학생들.

우리나라 1970년∼1980년대가 연상되는 모습도 보였다. 어린 초등학생들이 무거워 보이는 사각형 가죽 책가방을 어깨에 메고 다녔다.

 

‘자유시장(自由市場)’ 간판을 내건 무인가게.

무인가게 진열 상품 중 오렌지만 남아 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모습의 ‘니노시마(似島)’ 섬 구멍가게. 가게 앞 우측애 공중전화도 있다.

섬에서는 허름한 ‘자유시장(自由市場)’이라는 간판을 내건 무인가게도 봤다. 오렌지를 3개에 100엔(870원)에 팔았다. 한 켠에 설치한 나무 상자에 동전을 넣고 샀는데, 두꺼운 껍질을 벗기는 게 힘들었다. 또다른 섬 ‘니노시마(似島)’에 있던 유일한 구멍가게는 너무 반가웠다. 사람이 없어 5분 정도 기다린 뒤에 시원한 물을 샀다.  

 

사람들의 친절은 정말 기가 막힐 정도다. 일본인들과 헤어질 때 인사를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고개 숙여 반복해 인사를 한다. 그렇게 서로 인사를 나누다 보면 횟수가 5∼6번 이상일 때도 있다.

 

공항에서 탑승한 버스는 아니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아주 작은 구멍에 승차권을 넣었다.

히로시마공항(広島空港) 도착 첫날, 본의 아니게 실수를 했다. 공항에서 숙소 근처로 이동하기 위해 미하라역(三原駅)으로 향하는 버스 승차권을 구매한 뒤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해 탑승하는데, 앞 사람이 멈칫거린다. 그는 버스 승차권을 계단에 설치된 철제 박스의 작은 구멍으로 힘겹게 넣고 있었다. 당연히 승차권을 넣는 규정을 이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따라 했다.

 

그런데, 버스 좌석에서 앉아 가만히 살펴보니 모든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릴 때 운전기사에게 승차권을 주고 있었다. 아까 그 사람이 분명 한국인이라는 생각과 함께 “왜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억지로 표를 넣어 나까지 곤경에 처하게 하지”라는 원망이 들었다.

 

목적지 도착 때까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결국 버스에서 내리기 직전, 표를 달라고 손을 내미는 운전기사에게 사정을 얘기했더니, 별말 없이 바로 내리게 해줬다. 너무 고마웠다.

 

경찰차도 경차다.

유치원 어린이들을 태우는 차량.

일본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은 경차가 대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리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경찰차도 경차였다. 골목에서 만난 유치원 어린이들을 태우는 차량은 아주 예쁜 디자인을 했다.

 

 미하라역에서  ‘오쿠노시마섬’으로 가는 전철. 

히로시마 현(広島県) 미하라역(三原駅)에서 토끼섬으로 유명한 ‘오쿠노시마섬(大久野島)’을 가기 위해 전철을 기다렸다. 마침 도착한 전철을 탑승하려고 하는데, 옆 사람들은 열린 문으로 올라타는데, 내가 선 줄에 문이 열리지 않는다.


문의해 볼 직원도 없고, 참 답답한 노릇이었다. 가만히 전철을 바라보는데, 일본어 아래로 ‘Open’이라는 영어가 보여 혹시나 하고 글자 옆 버튼을 누르니 문이 열린다. 

 

전철에 승객이 직접 문을 여는 버튼이 있다.

우리나라 전철은 자동으로 열고 닫히는데, 수동으로 열어야 했다. 전철에 타고 난 뒤엔 문이 또 안 닫힌다. 전철 내부에서 다시 ‘Close’ 버튼을 눌러서 문을 닫았다.

 


나중에 전철 운행 중에는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참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이상하게 외국인인 나만 골탕을 먹는지 의아한 마음을 간직한 채 일본을 떠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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