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관동팔경 제일강산 ‘경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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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관동팔경 제일강산 ‘경포대’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35)  
  • 기사등록 2024-06-09 09: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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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11월 하순. 붉게 산하를 태우던 단풍은 추억의 저편으로 자취를 감췄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의 날씨로 끝은 옷을 뚫고 피부를 자극하지만, 경포호(鏡浦湖) 수면은 명경지수(明鏡止水)로다. 

 

경포호.

경포호 북안 언덕에 자리한 ‘경포대(鏡浦臺)’는 경포해수욕장과 호수를 찾는 사람들이 선심 쓰듯 가끔 들러주는 신세지만, 그래도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제일강산(第一江山)’으로 꼽혀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지방유형문화재(제6호)로 지정된 곳이다.

 

경포대.

보름달이 환하게 뜨는 밤에 정자에 올라 술잔을 기울이면 달이 다섯 개로 보인다고 한다. ‘하늘에 떠 있는 달, 동해바다에 비친 달, 경포호수에 비친 달, 술잔 속에 있는 달 그리고 마주 앉은 그대의 눈 속에 비치는 달’이다. 혹여 ‘정분(情分)’이 두터운 사람은 ‘그대 두 눈 속에 비치는 두 개의 달이라며 여섯 개로 보인다고 한다.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낭만을 노래했던 옛 선비들의 모습이 부럽다.

 

경포대해수욕장.

바로 경포호(鏡浦湖)와 바다사이에 ’사빈(砂濱)‘이 형성돼 6㎞의 백사장이 펼쳐진 경포해변 길을 거닐며 북으로 향한다. 

 

경포대해수욕장의 푹 꺼진 모래.

지난여름 그 많던 인파는 다 어디로 가고 덧없이 파도만 출렁인다. 백사장 바다 쪽 가장자리는 왜 이리 경사가 급하게 패였을까? 행여 바닷물에 발이라도 담그려면 미끄럼이라도 타야 할 것만 같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이 바람의 길을 막아 모래를 실어오지 못하고, 오히려 쌓인 모래를 깎아 내리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된 것 같다.

 

경포대해변 솔밭.

경포해변의 우거진 솔밭 사이를 비집고 지나가면 강릉시 사천면 신대월리에 있는 순포습지가 도로 건너에 자리한다. 순포습지는 2003년 환경부 전국내륙습지조사에서 규모는 작지만, 전형적인 석호(潟湖)의 특성을 간직하고 있다. 교육현장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돼 강릉시가 습지복원을 하게 됐다고 한다. 

 

순포습지.

순포마을은 ’순채(蓴菜)‘라는 순나물이 많이 난다고 해서 ’순포‘ 또는 ’순개‘라고 불리게 됐다고 하는데, 지금은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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