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미혼대’ 절경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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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 ‘미혼대’ 절경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 기사등록 2025-05-31 08:25:19
  • 기사수정 2025-05-31 1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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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장가계】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장가계(張家界·장자제)’라고 하면 당연히 높이 솟아 있는 기암괴석들이 있는 관광지를 연상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장가계는 시(市) 단위 도시 이름이다. 장가계 남쪽 천문산(天門山)을 오를 때는 장가계 시내에 위치한 숙소에 머물렀는데, 다른 중국의 여느 도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장가계 북쪽 천자산(天子山) 주변 관광에 나서기 전날은 무릉원(武陵原) 근처에 묵었다.

 


장가계 관광지구의 정식명칭은 ‘무릉원풍경명승구(武陵源風景名勝區)’며, ▲장가계삼림공원(張家界森林公園) ▲양가계풍경구(楊家溪風景區) ▲삭계욕풍경구(索溪浴風景區) ▲천자산풍경구(天子山風景區) 등 4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무릉원풍경명승구 입구 광장.

건물에 적힌 ‘무릉원(武陵源)’ 글씨. 장가계의 기암괴석을 아래에서 위로 보기로 하고, 정한 목적지는 ‘금편계곡(金鞭溪)’이다. ‘십리화랑(十里画廊)’도 비슷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지만, 단체관광으로 들렀던 곳이라 이번 일정에서는 제외했다.

 

장가계의 세계자연유산 등재, 중국 최초 국가삼림공원 지정 등을 표시한 문구.

해발 600m, 전체 길이 7.5㎞의 금편계곡 산책로 입구에 들어서자 세계자연유산(世界自然遗产) 중국제일개국가삼림공원(中国第一个国家森林公园) 장가계(张家界)라는 글귀가 제일 먼저 맞이한다. 장가계는 중국 정부가 1982년 중국 최초로 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했고, 1992년 유네스코가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내용이 하단에 있다.

 

장가계국가삼림공원 표시.표시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중국 현지인.‘장가계국가삼림공원(張家界國家森林公園)’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커다란 돌비석도 보인다. 주변에는 ‘장가계(張家界)’라는 글자가 더 눈에 띈다. 장가계 곳곳에는 이런 표시가 많이 있는데, 많은 관광객들이 표시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원숭이.

원숭이를 촬영하는 관광객들.산책로 입구에 들어서자 원숭이가 눈에 띈다. 새끼를 안고 있는 어미 원숭이도 많다. 사람들이 주는 먹을거리에 익숙한 듯 뭔가 바라는 눈치다. 먹거리를 주는 이들은 많지 않고, 현지인, 외국인 관계없이 관광객들은 원숭이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금편계곡 산책로에서 올려다 본 기암괴석.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걸어가다 보면 기암괴석 봉우리가 바로 옆에 와 있기도 한다. 밑에서 위로 올려보는 괴석은 더욱 웅장한 느낌이 든다.

 

문성암(文星岩).

봉주(峰柱)로 불리는 '문성암(文星岩)'은 오랜 세월 풍화작용 등으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다. 삼림공원 관계자는 “문성암이 중국의 소설가 루쉰(鲁迅)을 닮았다”고 소개했다.

 

 ‘천리상회(千里相会)’라는 이름의 석봉.

삼림공원측은 ‘천리상회(千里相会)’라는 이름의 석봉에 대해 “오랜 시간 퇴적된 사암은 지각운동으로 수면 위로 드러나 구릉이 되고, 이후 물이 흘러내려 풍화·붕괴하는 등 외부의 힘이 작용해 사암봉주 경관을 만들었다. 석봉을 멀리서 보면 오랜만에 만난 부부가 눈물을 흘리며 서로의 아픔을 하소연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술취한 아라한(阿羅漢)’ 이름의 석봉.

한 석봉의 이름은 ‘drunken arhat(취라한)’이라고 적혀 있다. ‘술취한 아라한(阿羅漢)’이라는 뜻인데, 살짝 기울어져 있는 자세를 술이 취한 것으로 묘사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에는 물고기들도 보인다. 중간중간 다리도 건넌다. 다소 느리게 걸으면서 보는 풍경이 단체관광으로 스치듯 지나갔던 장가계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나무가 울창하게 자란 산책로 구간.

금편계곡 산책로에서 만난 외국인들.

나무가 울창한 산책로 구간에서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심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7.5km 가량의 계곡 산책로를 걷는 동안 현지인과 외국인들을 간혹 만났는데,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 단체관광 코스는 아닌 것 같았다.

 천자산을 왕복하는 곤돌라.

천자산 곤돌라에서 본 석봉. 산책로 트레킹을 마친 후 길이 2084m의 곤돌라를 타고 1250m 천자산 봉우리까지 10여 분 남짓 올라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장가계 셔틀버스 .

장가계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관광객들.

장가계 천자산 ‘미혼대(迷魂臺)’.천자산 석봉을 일컫는 ‘미혼대(迷魂臺)’는 말 그대로 정신(魂)을 잃어 혼미해질 만한 절경이었다. 바위 봉우리에 강한 생명력으로 자라고 있는 소나무는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했다.

 

‘100위안 지폐’ 이름이 붙은 석봉.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예전 중국 지폐 구권 100위안에는 모택동(毛澤東), 주은래(周恩来), 유소기(劉少奇), 주덕(朱德) 등 4명의 얼굴 옆모습이 나란히 겹쳐 있다고 하는데, 바위 4개가 연이어 있어 ‘100위안 지폐’로 이름 지어진 석봉이 있다.

 

‘신래봉(神来峰)’.

낮은 봉우리 사이에 우뚝 솟은 석봉 이름은 ‘신래봉(神来峰)’이다. 사방의 낮은 석봉에 비해 마치 신선이 이곳에 옮겨 놓은 것처럼 우뚝 솟아 있어 ‘신래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기암 석봉 구경을 어느 정도 마치고, 숙소 주인이 알려준 ‘공중정원(空中庭園)’을 찾아가는데, 애를 먹었다. 한참의 시도로 위챗으로 연락된 주인은 “내가 실수로 잘못 알려줬다”고 시인했다. 그 덕분에 같은 케이블카를 3번이나 타고 오르내리고, 허둥대야 했다. 


장가계 관광지 얼굴인식기.

장가계 시스템은 케이블카를 타려면 줄을 서서 얼굴인식기를 통과해야 한다. 셔틀버스를 탈 때도 마찬가지다. 입장권을 구입한 모든 관광객의 얼굴을 정확히 인식해 통과시켜 준다.

 


힘들게 시간을 낭비하고, 돌아오는 길에 무릉원풍경구 입구에 한글로 “VIP 통로, 전용차 픽업, 공식안내, 집사서비스”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별도의 비용을 내면 길을 헤매지 않고, 가이드가 잘 안내해준다는 뜻이다. 결국 “돈을 쓰면 몸이 고생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해석돼 마음이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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