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팁(tip)’이 보편적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문화다.
해외여행이 늘면서 ‘팁 문화’는 이젠 한국인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대부분의 해외 패키지여행 상품 계약서에는 운전기사와 가이드에게 여행상품 비용 외에 별도로 일정금액의 팁을 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호텔 입구에 여행객들의 캐리어가 놓여 있다. 벨보이가 객실까지 가져다준다.
해외여행을 떠나 현지에 도착하면 호텔이나 리조트에서 짐을 옮겨 주는 벨보이에게 1개 객실 또는 캐리어 1개당 미화 1∼2달러 정도의 수고비를 준다. 숙소를 나올 때는 침대 위에 1∼2달러 정도의 팁을 놓고 나온다. 객실에 묵는 인원이 많으면 약간 더 준다.
미국·캐나다를 자유여행으로 다닐 때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친 후 종업원이 계산서를 갖고 오면 팁을 얼마나 줄 것인지를 적는데, 음식값과 더해져 카드 결제가 이뤄진다. 대부분 최하 식대의 15%, 서비스가 좋았다면 20%를 적는다. 드물지만, 그 이상의 비용을 내는 사람도 있다.
바에서 술을 마실 때는 바텐더에게, 택시나 우버를 이용할 때도 운전기사에게 일정금액의 팁을 준다. 나를 위해 봉사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모두 팁을 준다고 봐야 한다.
칸쿤 리조트.멕시코 남동부에 위치한 휴양도시 칸쿤(Cancún)의 그랜드 선셋 프린세스 호텔 앤 리조트(Grand Sunset Princess Hotel and Resort)에서 7박8일 동안 묵으면서 캐나다 교포로부터 새로운 ‘팁 문화’를 배웠다.
칸쿤 선셋 프린세스 호텔 앤 리조트 뷔페식당.
밴쿠버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부부는 올 인클루시브(all-inclusive) 리조트지만, 뷔페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직원에게 식사도 하기 전에 팁을 줬다. 지켜보던 난 약간 의아했다.
뷔페식당 즉석요리 코너.
나중에 눈여겨봤는데, 미국·캐나다 사람들도 뷔페식당에서 서빙 직원들에게 팁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타코, 스테이크 등 뷔페식당 즉석요리 코너에서 일하는 종업원들 앞에 약간의 팁을 놓는 경우는 있었다.
교포 부부는 코스요리가 나오는 리조트 정찬 레스토랑에서도 담당 웨이터에게 우리 부부의 몫까지 더한 팁을 건넨 후 식사를 시작했다. 팁은 1인당 1∼2 달러를 넘지 않는다.
정찬 레스토랑에서 추가로 나온 메인 요리. 배가 불러서 다 먹지 못했다.
팁의 효과는 매우 컸다. 메인 요리를 한 사람이 2개∼3개 더 요청해도 활짝 웃으면서 가져다줬다.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 테이블을 주시하다 와인을 다 마시기도 전에 잔을 채워줬다.
우리 부부는 뷔페식당에서 커피와 음료 등을 직접 가져다 먹었는데, 교포 부부는 달랐다. 팁을 받았던 종업원은 교포부부만 나타나면 쏜살같이 테이블로 달려와 필요한 게 없는지를 살핀다. 전담 웨이터를 자청해 커피, 와인 등을 수시로 따라주면서 불편함이 없는지 살핀다.
리조트 수영장의 바.리조트 수영장에는 바도 운영한다. 수영을 즐기면서 물 속에서 시원한 음료와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교포 남편은 수영하러 갈 때도 팁으로 줄 1달러를 모자에 꽂고 가는데, 수영장 바에서 무한 서비스를 받았다고 한다.
교포 부부는 “캐나다에서 출발할 때 1달러짜리 100장을 미리 바꿔 왔다”면서 “칸쿤에 기분 좋게 즐기러 온 만큼, 적은 돈으로 황제처럼 호사를 누릴 수 있도록 팁을 적절하게 사용한다”고 말했다.
대형요트 ‘씨 패션’ 호의 팁박스.칸쿤 마리나 트로피컬(Marina Tropical)에서 ‘이슬라 무헤레스(Isla Mujeres)’로 향하는 대형요트 ‘씨 패션(Sea Passion)’ 호에서 교포부부 조언에 따라 승선하자마자 팁 박스에 돈을 넣었다.
‘씨 패션’ 호에서 술 마시고 춤추는 승객들.
눈에 띄는 동양인인 나의 행동을 지켜본 선원들은 데낄라와 각종 칵테일을 쉬지 않고 권했다. 결국 난 만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