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위기에서 희망을 구조하는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IRC, 한국 대표: 이은영)는 지난 9일(현지 시각)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Mogadishu)와 중부 무두그(Mudug)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와 급류성 홍수로 인한 대규모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구호 활동에 착수했다. 이번 재난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약 2600명이 삶의 터전을 잃는 등 심각한 인도적 위기가 발생했다.
대홍수로 인해 물에 잠긴 소말리아 모가디슈 아리프(Arif) 지역의 국제구조위원회 의료시설 외부 전경. 해당 시설은 스웨덴 정부와 영국 외국연방개발처(FCDO)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사진제공 국제구조위원회)
이번 폭우는 모가디슈 일대에서 수 년만에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하며 국제공항과 주요 교통망이 마비되는 등 도시 전역에 걸쳐 광범위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또한, 무두그 및 호브요(Hobyo) 지역에서는 이재민 캠프, 농경지, 가축 등의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가 운영 중인 모가디슈 의료시설도 이번 홍수로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시설 입구 인근 벽체가 붕괴되며 대량의 빗물이 유입됐고, 주요 진료 구역이 전면 침수됐으며, 출입로 양측에 고인 물로 인해 해당 시설은 주말 이틀간 운영이 완전히 중단됐다.
국제구조위원회는 현재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현금지원, 구호물자 배분, 임시 거처 제공 등의 신속 대응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생명 구조 서비스의 조속한 복구와 지역사회 회복을 위해 피해 규모에 대한 조사와 현지 파트너 기관과의 긴밀한 협의를 병행하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 소말리아 대표 리처드 크로더스(Richard Crothers)는 “이번 모가디슈 홍수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선 기후위기의 명백한 결과”라며, “오랜 분쟁과 가뭄으로 이미 취약해진 지역사회가 또다시 재난에 직면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2025 세계 위기국가 보고서’에서 소말리아를 세계 위기국가 10위로 분류한 바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사상 최악의 가뭄이 이어졌으며, 2023년 말 발생한 기록적인 홍수로 70만 명 이상이 집을 잃었고, 식수 부족으로 수인성 질병이 확산됐다. 2024년 우기에도 급류성 홍수가 이어지며 최소 12만 5천명이 피해를 입고, 7명이 사망한 바 있다.
현재 소말리아 내 국내 실향민은 약 380만 명에 달하며,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약 600만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구조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소말리아는 전 세계 기후 적응 및 완화 재원의 0.1% 미만만을 지원받고 있다.
이은영 국제구조위원회 한국 대표는 “소말리아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기후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라며, “국제사회는 기후 적응 및 회복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시급히 확대하고, 이번 폭우로 발생한 강제 이주민과 피해자들의 보호와 존엄성 보장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구조위원회는 1981년 소말리아-에티오피아 분쟁을 계기로 소말리아 내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모가디슈(Mogadishu), 푼틀란드(Puntland), 사우스웨스트(Southwest), 주바랜드(Jubaland), 히르샤벨레(Hirshabelle) 등 주요 지역에서 영양실조 아동 치료, 이동형 의료 서비스, 현금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연간 50만명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