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 천문산 옥호봉은 ‘하늘을 나는 인간’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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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계 천문산 옥호봉은 ‘하늘을 나는 인간’ 놀이터 이정성 기자 2025-05-30 08:10:44

【에코저널=장가계】6년 전인 지난 2019년 7월 22일, 찾았던 장가계(張家界·장자제)는 내게 있을 수 없는 양면의 기억을 남겨 줬다.

 

한여름에 지인들과 함께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예약해 찾았던 장가계 여행에서 웅대하고, 기이한 산세에 감탄을 금치 못했었다. 하지만, 천문산(天門山, 톈먼산)을 오르던 기억은 악몽과 같았다. 

 

천문산 케이블카 .

천문산 케이블카는 장가계 시내 중심에 있는 정류장에서 해발 1518m 천문산 정상까지 바로 연결했는데, 길이 7455m로 중국에서 가장 길이가 길다.

 

장가계 시내 건물 위로 운행하는 천문산 케이블카.당시 천문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뜨거운 햇살 아래 3∼4시간 동안 길게 늘어선 줄을 서야 했었다. 야외에서 시작된 지그재그식 줄이 정류장 1층과 2층을 거쳐 3층 탑승장으로 이어졌고,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장가계의 여름 날씨는 한국 이상으로 더웠다. 이때 더위를 먹고, 쓰러지는 중국 현지인도 있었다. 

 

관광객들이 천문산을 오르는 이유는 정상 부근 암벽에 하늘이 훤히 보이게 뚫린 ‘천문동(天门洞)’과 해발 1400m 지점 절벽을 따라 1.6km 길이로 설치한 ‘귀곡잔도(鬼谷栈道)’를 보기 위해서다. 잔도 일부는 아래가 훤히 보이는 유리가 설치돼 있어 덧신을 신고 걸으면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장가계 일정에서는 장시간 기다림에 지칠 우려가 커 천문산 방문을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결국 재방문을 결정했다. 지난 여행 때 오르지 못했던 ‘옥호봉(玉壺峰)도 가고 싶었다. 

 

천문산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걸린 ‘윙슈트 플라잉(Wingsuit Flying)’ 사진.천문산 에스컬레이터 벽면에 걸린 윙슈트 착용 사진.옥호봉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 구운관(扣云关)은 익스트림 스포츠 ‘윙슈트 플라잉(Wingsuit Flying)’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산 정상에서 천문산으로 내려가는 길이 897m의 에스컬레이터 양쪽 벽면에는 천문산의 다양한 사진이 걸려 있다. 그중에는 날개 모양의 윙슈트를 입고, 천문산 계곡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의 사진도 많다.

 

천문산에 오전부터 안개가 자욱했다가 오후 3시경 개일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있어 아침 일찍 출발하려는 일정을 조금 늦췄다.

 


그런데 의외였다. 오전 11시 30분 예약한 천문산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정류장을 찾았는데, 거의 줄을 서지 않는 수준으로 빠르게 탑승할 수 있었다. 정류장 전체는 물론 야외까지 늘어서 있던 관광객들의 모습을 상상했는데, 정말 행운이었다.

 

천문산 케이블카 .케이블카에서 만난 호북성(湖北省, 후베이성)에서 온 50대 남성은 “아직 방학 전이라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은 것 같다”며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중국 전역에서 관광객들이 쓰나미처럼이 밀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개가 짙게 낀 귀곡잔도.케이블카에서 내려 귀곡잔도를 걷는데, 안개가 자욱해 사방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천문산은 경치가 좋지만, 날씨가 나쁜 날이 많아 재수가 없으면 안개만 보다가 돌아갈 수도 있다. 억울한 생각에 30분 정도 기다리면서 안개가 사라지길 기도했더니 곧바로 응답이 왔다. “내가 인생을 잘 살았구나”라고 스스로 위안삼으며, 안개가 걷힌 잔도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잔도에서는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만나지 못했던 한국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60대∼70대 정도의 연령층이 많았다.

 


옥호봉에서 바라본 귀곡잔도.옥호봉 아래 장가계 도로.계단이 많아 단체 관광객들이 패스하는 옥호봉을 쉬엄쉬엄 걸어서 올랐다. 옥호봉 꼭대기 사방이 트인 전망대 구운관(扣云关)에 오르니 힘겹게 오른 보람이 있었다.

 

‘윙슈트 플라잉’ 점핑 포인트.‘윙슈트 플라잉’ 점핑 포인트는 안전 때문인지 출입이 금지돼 있었다. 잠시 눈을 감고, 높은 고도에서 점프한 후 중력을 이용해 빠르게 낙하하는 사람들의 담력을 상상해 봤다. ‘쓸데없는 상상’이라고 생각돼 빠르게 포기했다.

 

한산한 천문산 에스컬레이터.

옥호봉 꼭대기의 전망대 구운관.천문동 위 좌측 꼭대기의 옥호봉이 희미하게 보인다.천문산 정상 부근의 옥호봉은 천문동 위쪽 좌측 산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옥호봉에서 ‘하늘로 가는 문’이라는 뜻을 지닌 ‘천문동(天門洞)’까지는 지하 터널로 뚫어 만든 길이 897m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야 한다. 전에는 사람들로 붐볐지만, 이번에는 너무 한산했다.


옥호봉 꼭대기 전망대 구운관(扣云关)과 ‘윙슈트 플라잉’ 점핑 포인트.

천문동.

천문동 아래 999계단.천문동 광장.26인승 고속케이블카.

천문동을 둘러본 뒤 까마득하게 펼쳐진 999개의 계단을 걸어서 천문동광장까지 내려왔다. 5분 정도 조금 걸었더니 6년 전에는 없었던 26인승 고속케이블카가 새로 설치돼 기다림 없이 빠르게 하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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