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양평】평화롭고 한적한 전원생활을 즐기던 경기도 양평군의 한 단독주택 세대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손은숙(54)씨는 “2년 전쯤 집 주변 토지를 건설회사에서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올해 7월 18일 아파트 건축현장 인부가 현재 거주하는 주택과 불과 3m 거리에 높이 5m, 길이의 석축을 쌓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손씨는 “집 앞에 5m 높이로 석축이 쌓이고, 석축 위로 25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서면 그야말로 ‘어둠의 감옥’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농가주택을 구입해 남편과 함께 곳곳을 정성스럽게 수리하고, 길고양이들을 돌보며 살아왔다. 지난 6년 동안의 소박하지만, 행복했던 일상이 앞으로는 물거품이 될 위기”라고 말했다.
양평군의 행정처리에 대한 원망도 이어갔다. 손씨는 “양평군청에서 평온했던 군민의 집을 ‘어둠의 감옥’으로 만드는 아파트 건설을 허가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며 “너무 억울해서 양평군청에 민원도 제기했는데, 담당자는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다’고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진선 양평군수와 면담도 가졌고, 지난 8월 20일 군수가 현장을 찾아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도 어느 누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주지 않고 있다”고 원망했다.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로 45-20에 위치한 손은숙씨의 주택 옆에 석축을 시공하는 현장은 지난 2022년 8월 25일, ‘오빈1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돼 (주)진흥기업이 시공하는 양평군 오빈1지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 아파트 신축 현장이다. 사업비 1006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오빈리 140-1 일원 2만4135m²(7313평) 면적에 지하 2층, 지상 25층, 5개동, 455세대 아파트 규모인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은 2028년 4월 입주 예정이다.
현재 손씨의 편안한 보금자리였던 주택은 공사현장이나 다름없다. 손씨는 “올해 7월 18일부터 지금까지 집 앞 아파트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현장을 드나드는 차량과 장비로 인한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너무 괴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공사가 끝나면, 우리 가정에 더욱 큰 위기가 봉착할 것을 알기에 분하고 억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신축 아파트 현장 사이에 끼어 있는 손은숙씨 가족의 주택 모습. 1번은 가림막이 설치된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 현장. 석축을 5m 높이로 쌓을 예정이다. 2번은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석축을 쌓았다. 3번은 손은숙씨 가족의 주택.
사정이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손씨의 주택이 동시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과 양평덕평지구 지역주택조합(양평읍 덕평리 산 29-1번지 일원)의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 아파트 신축 현장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이다. 주택 양쪽에서 각각 석축을 쌓기 때문에 더욱 코너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는 지하 4층, 지상 23층, 7개 동 539세대(전용면적 59~74㎡) 규모다. 오는 2027년 1월 준공 예정이다.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 신축 현장.
양평군 관계자는 “딱한 처지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며 “행정기관에서 문서를 보내 주택 매수 등을 강권할 수는 없지만, 시공사에 구두로 민원인의 사정을 설명하고, 매수 등 해결책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양평’의 사업주체는 ㈜한국토지신탁이고, 시공사는 ㈜진흥기업이다. 진흥기업 관계자는 “제가 구체적인 사안을 답변해 줄 위치에 있지 않다”며 “개인 의견이지만, 현재로서는 해당 주택 매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