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남 바이오워터 부사장.(양평군정책자문위원)【에코저널=서울】올해로 팔당상수원보호구역이 지정된 지 어느덧 50년이 지났다.
팔당상수원은 지난 50년간 수도권 2,600만 국민의 생명을 지켜온 우리나라 환경정책의 상징이다. 과거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 팽창 속에서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규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그 결과 우리는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그러나 반세기가 지난 지금, 팔당상수원 관리 체계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팔당호 저수량은 2억 4400만㎥에 불과하나, 상류에 소양감댐(29억㎥), 충주댐(27억 5천만㎥), 횡성댐(8700만㎥)이 수량을 조절하며, 팔당댐과 하류에서 약 800만㎥/일의 물을 취수한다.
향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완공되는 경우 더욱 많은 물이 필요하다. 그러면 공급할 물은 충분할까! 물음표다. 2015년 보령댐 공급 지역인 충남지역 8개 시군이 4개월간 제한 급수한 사례에서 보듯이 장담할 수 없다.
초기 상수원 관리 정책은 철저하게 ‘개발 억제’ 중심이었다. 1975년 상수원보호구역, 1984년 자연보전권역, 1990년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999년 수변구역 지정 등 상류 지역의 오염원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
오염을 사전에 차단하는 방식은 효과적이었지만, 상수원 인접 지역 주민들에게는 재산권 제한과 지역발전 정체라는 구조적 부담을 안겨주었다. 보호와 희생이 공존하는 구조 속에서 갈등은 누적됐고, 규제의 정당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수원 관리 측면에서도 한계는 분명하다. 수질은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비점오염, 축산계 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 패턴 변화 등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의 규제 중심, 시설 중심 관리만으로는 복합적 환경 위험에 대응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팔당상수원 관리의 방향은 ‘보전’에서 ‘지속 가능한 관리’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관리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유역 단위 통합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행정구역 중심이 아닌 수계 중심의 협력 거버넌스를 통해 오염원 관리, 토지 이용, 수량·수질을 함께 다루는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지역 주민을 규제 대상이 아닌 관리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 환경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지역 상생형 사업은 갈등을 줄이고 관리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셋째, 과학 기반 관리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실시간 수질 모니터링,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기후변화 적응 전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넷째, 식수원의 추가 확보와 다변화다. 전 인구의 절반이 팔당상수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위험하다. 다섯째, 발전된 수처리기술과 과학적 기준을 적용한 상수원관리지역의 합리적인 조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팔당상수원 50년은 단순한 기념의 시간이 아니라, 다음 50년을 준비해야 할 책임의 시간이다. 물을 지켜온 역사를 넘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지속될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 팔당상수원의 깨끗함과 우리의 안전을 지키고 내일을 설계하는 책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