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국제 제로웨이스트의 달을 맞아 30일 ‘제로웨이스트로 가는 길: 예산으로 보는 자원순환 정책’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오늘 토론회는 자원순환 예산 분석, 국제적 소각 대안 사례, 재정·정책적 쟁점을 종합적으로 다루며,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발제로 환경운동연합 정책변화팀 유혜인 선임활동가는 “2021년 직매립 금지 법안 발표 이후 현재까지 5년의 시간이 있었다. 폐기물 발생 억제에 대한 고민이 아닌 처리에 매몰되면서 민간 소각 위탁이 급증하고, 수도권 쓰레기가 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환경 부정의 문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반입협력금 유예 기간을 철회하고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강화하는 등 민간시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발생지 처리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재사용 의무율·연도별 감량 목표와 실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감량·기후·정의를 위한 폐기물 정책 전환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로 제로웨이스트도시랩 오현주 대표는 예산 분석을 통해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와 실제 예산 배치의 괴리를 이야기했다. “환경부 자원순환 예산 3,315억원 중 소각 예산은 42%를 차지하는 반면, 감량과 재사용 예산은 5.8%에 불과하다”며 “국고보조금이 최종처리단계인 소각과 매립시설에 투입되고 있으며, 이것이 폐기물처리시설의 광역화 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보조금 지급율이 상향조정됐다”며 국고보조금과 소각세 도입을 포함한 재정구조 변화를 시도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나라살림연구소 손종필 수석연구위원이 폐기물 예산 집행의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처리시설·소각장 등에 2천억원대라는 가장 큰 예산이 편성돼 있지만, 실집행률은 84.3%에 그치고 있어 예산이 이월·불용되며, 다른 필요한 분야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량제봉투 가격의 주민부담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3년 기준 27.2%에 불과해 응익부담의 원칙 또한 훼손되고 있다”며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엄격한 원칙에 근거한 폐기물 발생 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제소각대안연맹(GAIA) 문도운 정책연구원은 “소각에만 쏠려 있는 국고보조금 체계를 개편해 감량과 재사용 성과가 높은 지자체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자원순환기본계획과 예산 집행을 연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해외에서는 소각세 강화와 함께 소각과 매립 전 단계에서 한 번 더 자원을 골라내는 ‘물질 회수 및 생물학적 처리(MRBT)’ 도입하고 있다”며 다양한 대안과 소각 지원금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연구원 미래전략기획실 김혜영 연구위원은 “법과 정책은 이미 순환경제와 제로웨이스트를 향하고 있지만, 예산 구조는 여전히 최종처리와 시설 확충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6년 예산에서 폐기물 발생원 관리 비중이 자원순환 및 환경경제 항목의 0.9%밖에 못 미치는 반면, 0.9%밖에 못 미치는 반면, 폐기물처리시설 확충이 77.7% 차지하고 있다”며 “수리·재사용·공유·재설계를 포함한 4R 기반의 인프라와 소프트 정책에 대한 재정 투자를 본격화해야 제로웨이스트로의 실질적인 전환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국회입법조사처 김경민 입법조사관은 한국은 폐기물 정책이 시설 위주의 일본 사례를 상당 부분 차용해온 점을 짚으며, “자원순환기본법이 순환경제사회 전환 촉진법으로 전면 개정됨에 따라, 기존의 시설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충분한 논의와 준비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일회용컵 보증금제 정책이 후퇴된 후 컵의 상당부분이 소각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언급하며, “소각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이 소각되는 정책 실패를 꼼꼼히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정미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정부가 예산안에서 드러나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강조했다.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과 빈용기보증금제도 등 제도적 기반을 통해 감량과 재사용을 추진 중”이라며 “다회용기 보급 등 관련 사업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시장 형성 단계에서 언제까지 국고 지원에 의존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올해 수립 예정인 ‘제2차 자원순환 기본계획’의 카테고리 중 하나가 ‘순환경제 도시’가 될 예정”이라며 “제로웨이스트 도시를 구현하는 방법과 국가 폐기물 감량 목표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2026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 시행 이후, 우리 사회가 소각장 증설이라는 단기적 처방이 아닌 예산 구조의 근본적 개편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함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토론회를 주관한 마포자원순환네트워크, 서울환경연합, 환경운동연합은 소각장을 포함한 자원순환 재정 체계 정비를 제안하는 후속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