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전국 154개 범시민사회단체가 5일 정부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 등 핵발전 확대 정책과 그 추진 전반의 현 문제적 상황을 ‘탈핵 비상시국’으로 규정하고, 이에 맞선 강경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해당 범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늘 비상시국회의와 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의 핵발전 확대 정책 기조와 그 추진 과정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기후위기 시대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라며 “이는 우리 사회에 핵위험을 고착화해 되돌릴 수 없는 위기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탈핵비상시국선언문’을 채택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즉각 해임 ▲신규 핵발전 건설 계획 전면 철회 ▲탈핵&분산 재생에너지 중심의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신규 핵발전 주요 쟁점 관련 이재명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주요하게 요구했다.
기자회견 기조발언에 나선 환경운동연합 노진철 공동대표는 “정부가 지방선거 국면을 이용해 신규 핵발전소 부지 공모와 선정을 서두르는 것은 우리 사회의 안전과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을 훼손하는 도발적 행위”라며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발전 정서를 활용해 핵발전 정책을 밀어붙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후쿠시마 15주년과 체르노빌 40주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발전 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라며 “시민사회가 핵발전의 위험성을 분명한 사회적 쟁점으로 만들기 위해 조직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핵울산공동행동 이현숙 공동대표는 “핵발전소가 들어선 지역은 토양과 환경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까지 피폐해지고, 반대하는 주민조차 공동체에서 배제되는 현실에 놓여 있다”며 “핵발전은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지역을 파괴하고 삶을 짓누르는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과 지역 주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울산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시도를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 성원기 공동대표는 “핵발전소 증설과 노후 원전 수명연장이 계속된다면 그 끝은 대정전과 핵사고”라며 “감발운전은 결국 체르노빌 사고의 조건을 반복하는 것으로, 국민을 심각한 위험으로 몰아넣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명연장을 중단하고 노후 핵발전소를 단계적으로 멈춘다면 감발운전 없이도 재생에너지 중심의 안전한 에너지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이상홍 집행위원장은 “원전은 과학이라는 말 뒤에 숨는 순간, 에너지 정책의 정치적 책임은 사라지고 지역의 희생만 남는다”며 “핵발전은 결국 특정 지역의 삶을 담보로 유지되는 구조적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말 원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수도권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신규 원전 추진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밀양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 정수희 집행위원은 “핵발전소 건설이 추진될 때마다 결국 뒤따르는 것은 또 다른 송전탑 갈등이며, 국가의 결정 하나가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의 삶과 공동체를 무너뜨려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행정대집행의 상처가 여전히 남아 있는 밀양 주민들에게 추가 송전망 건설은 또 다른 고통일 뿐”이라며 “지워진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핵발전 확대를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종교환경회의 양기석 공동대표는 “더 이상 누군가의 희생 위에 삶을 유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함께 공생하며, 비록 더디더라도 주변을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고 노후 핵발전소를 멈춰 종래에는 탈핵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그 시작”이라며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세상을 위해 종교인들도 기도하며 탈핵의 길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비상행동 김은정 공동운영위원장은 “대통령 신년사에서 ‘생명을 경시하고 위험을 당연시하는 성장에서 벗어나 안전을 기본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고 밝혔던 정부가, 사실상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확정하며 우리 사회를 더 큰 핵 위험으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민과의 충분한 숙의 없이 추진된 핵발전 확대는 기본권과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핵 정책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정부는 더 큰 시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책임과학자연대 이준택 공동대표는 “과거에는 전력 공급 부족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계통 불안정과 대정전 위험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출력 조절이 어려운 경직된 전원인 핵발전을 유지·확대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더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를 말하면서 동시에 신규 원전을 추진하는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며 “핵발전은 1940년대 핵무기 개발과 연결된 낡은 기술 체계라며, 여기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질문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하는엄마들 장하나 공동대표는 “신규 핵발전소가 지어져 수십 년 가동된다면 그 부담은 결국 지금의 어린이들과 미래세대가 떠안게 된다”며 “헌법이 약속한 자손의 안전과 행복을 위협하는 결정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에게조차 설명하기 어려운 정치는 정상일 수 없다”며 “미래세대의 생명과 권리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핵발전 정책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탈핵시민행동 유에스더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비상시국회의의 논의 결과를 공유하며 “오늘 모인 154개 단체와 84명의 참가자들은 범시민사회를 더욱 확대·조직해 비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신규 핵발전소 부지 공모와 유치 절차를 중단시키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이 포함된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공론을 형성하며 ▲시민사회 주도의 탈핵 의제를 재구성해 대중적 참여 기반을 확대하는 목표 아래 비상한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