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소송단,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 졸속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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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소송단,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 졸속 우려 이정성 기자 2026-02-12 16:30:37

【에코저널=서울】2024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낸 기후소송 소송단과 대리인단은 지난 11일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에서 국회 주도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공론화 과정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공론화의 의제 설정과 참여 구성, 숙의 기간·운영 원칙이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와 세대 간 정의를 포함한 기후정의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는 것을 촉구했다. 기후위기 당사자의 실질적 참여가 담보되지 않는 공론화로는 헌재 결정 취지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에서는 “기후헌법소원의 당사자로서, 우리는 현재 국회 기후특위에서 추진 중인 탄소중립법 개정 공론화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2∼3개월 불과한 기간에 제대로 된 숙의가 이뤄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문은 “공론화위원회의 자문단은 헌재결정 이행과는 거리가 먼 부문별 감축 기술 전문가나 기업 소속 인사 내지 산업계 이익을 적극 대변해 온 인사들이 포함돼 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공론화 의제를 설정하게 될 의제숙의단의 현재 구성방식은 산업계가 과대대표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자한 기후헌법소원 주체들은 국회 기후특위와 공론화위원회에 ▲충분한 공론화 일정을 확보 ▲공론화의제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와 정신에 입각 ▲의제 설정 의제숙의단에 기후위기 당사자와 시민사회의 참여 보장 ▲공론화 과정에 제공되는 자료집과 각종 정보는 그 제작 과정에서부터 투명하게 공개·검증 등을 요구했다.

 


3월이면 윤중중학교 2학년이 되는 한제아 활동가는 “아기기후소송 청구인이자, 기후위기 속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제가 벌써 이 말을 한 지도 4년째가 되어 간다”며 “4년 전, 저는 지금의 법과 정책이 부족하면 아무리 열심히 실천해도 기후위기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기후소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제아 활동가는 “2년 전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에는, 법이 바뀌는 순간을 금방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미 제가 생각했던 시간 안에 법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하루라도 빨리, 그리고 제대로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며 “헌법재판소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이미 분명히 판결했는데, 왜 지금 와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지 잘 모르겠다. 2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마감 기한이 다 되어서야 시작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제아 활동가는 이어 “기후위기는 계속 심각해지고, 이미 많은 생물들이 사라지고 있다. 돈이 든다는 이유로 책임과 결정을 또 미룬다면, 결국 다 잃게 될 것”이라며 “기후위기 해결은 어떤 한 세대만의 일이 아니다. 지금의 결정이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의 삶까지 바꾸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그 미래를 살아갈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남의 일이 아니라, ‘지금의 우리의 일’로 생각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탄소중립기본법(제8조 제1항)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로,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산하 ‘장기감축경로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공론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공론화의 핵심 과제는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따라 ‘과학적 사실과 국제 기준에 근거해,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서 한국이 기여해야 할 몫에 부합하고, 미래세대에 과중한 부담을 이전하지 않는 장기감축경로(2031~2050)’를 마련해 법률로 반영하는 것이다.

 

현재 공론화는 2개월 정도에 불과한 촉박한 일정, 감축기술 중심의 자문단 구성, 산업계 이해에 편향된 인사 다수 포함 가능성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숙의’가 가능할지 우려되고 있다. 의제를 정하는 ‘의제숙의단’에서 산업계가 과대 대표될 경우, 2035 NDC 논의 과정에서처럼 ‘산업계 부담’ 프레임이 과도하게 작동해 기후과학과 국제 권고 수준에 부합하는 목표 수립을 다시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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