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인도적 위기 확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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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인도적 위기 확산 경고 비료·식량 공급망 충격…식량 위기 촉발 우려   남귀순 기자 2026-04-15 23:54:50

【에코저널=서울】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시리아와 레바논을 넘어 다른 취약 지역으로까지 인도적 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위기에서 희망을 구조하는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RC; 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는 냉전 시기의 ‘도미노 이론’을 연상시키는 연쇄적 충격이자 전 세계 식량 위기를 촉발할 ‘식량 위기 시한폭탄(food security timebomb)’이라고 경고했다.

 

레바논 아카르(Akkar) 지역 공동 대피소에서 국제구조위원회 직원이 분쟁 격화로 강제 이주한 피난민들을 위해 침구를 준비하고 있다.

국제구조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위기는 단일 공급망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비료·식량·의약품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다중 충격 구조다. 한 지역의 충격이 다른 지역의 생존 조건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연쇄적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정 곡물과 항로에 국한됐던 2022년 우크라이나 식량 위기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구조적인 위기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비료 교역의 약 3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로, 현재와 같은 봉쇄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4~6주 내 주요 농업 지역의 파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시기를 놓칠 경우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그 여파는 오는 6월 ‘춘궁기(lean season)’부터 식량 가격 상승, 식사 횟수 감소, 영양실조 증가 등으로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공급망 충격은 시간차를 두고 식량 위기로 이어지며, 국제구조위원회가 경고하는 ‘식량 위기 시한폭탄’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시리아와 레바논을 직접 방문한 국제구조위원회 데이비드 밀리밴드(David Miliband) 총재는 병원과 보호시설, 강제이주민 거주지를 찾아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연료 부족으로 의료 서비스 운영이 제한되고, 물가 상승과 공급 차질로 기본 생계 유지가 어려워지는 등 위기 심화 징후가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총재는 “이번 방문을 통해 확인한 것은, 현재 위기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충격과 인도적 수요 증가, 취약한 공급망이 결합된 복합 위기라는 점”이라며 “냉전 시기의 도미노 이론처럼 하나의 충격이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동시에, 식량 위기가 시간차를 두고 폭발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데이비드 밀리밴드 국제구조위원회 총재가 시리아 내 국제구조위원회가 운영하는 여성과 소녀 보호 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데이비드 총재는 “최근 발표된 2주간의 휴전은 긍정적인 진전이지만, 레바논이 제외된 제한적 합의로 공습과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주요 해상 경로를 즉각 개방해 인도적 지원과 필수 물자가 차단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특히 수단, 케냐, 방글라데시 등 이미 식량 불안정성이 높은 국가들이 이번 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영양실조 치료식(RUTF) 등 영양 지원 물자가 운송 지연으로 현장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국제구조위원회는 국제사회에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휴전 확대 ▲항공·해상 포함 인도적 접근 보장 ▲식량·비료 공급망의 조속한 안정화 ▲구호 단체의 대응을 위한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재정 지원 확대 등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한편, 국제구조위원회는 시리아에서 의료 및 보호 서비스를, 레바논에서는 강제이주민을 대상으로 긴급 구호물자와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며,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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