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김용민·김원이·박지혜·서왕진·염태영 국회의원, 기후생태연대, 서경대학교 환경생태융합연구소, 에너지전환포럼, 전국어민회총연맹,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공동 주최한 ‘수산업과 해상풍력의 상생·공존의 길, 현장에서 찾다’ 토론회가 지난 1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최근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며 해상풍력 확대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시점에서 마련됐다.

국토가 좁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를 상회하는 한국의 현실에서 해상풍력은 재생에너지 전환의 가장 현실적이고 규모 있는 경로로 평가받으며, 그 확대 과정에서 수산업과의 공존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해상풍력과 수산업이 조화롭게 함께 갈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재생에너지 필요성 공감… 현장의 목소리도 함께 담아야”
환영사에 나선 기후생태연대 김춘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현장을 누비며 청취한 어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했다. 김 대표는 “어민들 역시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의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조업공간 축소에 따른 어업 지속 방안’ 등 현장의 의견 역시 활발히 제시되고 있다”며 “오늘 자리가 어민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고 해상풍력과 수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어민회총연맹 정철수 회장은 “오늘 토론회는 해답을 함께 찾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어업인의 참여가 전제될 때 지속가능한 미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 참석한 박지혜 의원은 “해상풍력법이 본격 시행된 만큼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거의 사후 보상 방식을 넘어, 사업 초기 단계부터 이해관계자가 폭넓게 참여하는 투명한 구조를 설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규 허가 단계부터 입지·수용성 기준 엄격히 적용해야”
이날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수협중앙회 유충렬 바다환경팀장은 대한민국 해상풍력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정부의 보급 목표와 특별법 시행에 발맞춰, 신규 허가 단계에서 입지와 수용성 기준을 한층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유 팀장은 “해상풍력 입지정보망과 민관협의회의 실질적 운영을 통해 객관적인 입지 검증 체계를 조속히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류종성 서경대학교 교수는 수산업과 해상풍력의 공존 원칙을 제언했다. 류 교수는 “공간 기준 마련이 사업 추진에 선행되어야 진정한 공존이 가능하다”며 사전 입지 검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권리 보호를 위한 보상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상생 제도는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며 “공개되고 일관된 객관적 기준에 따라 제도를 운영하고, 점사용료 등 공공 기금은 지속가능한 바다와 어업을 위해 재투자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해상풍력 정체, 공개되고 일관된 공공기준 정립해야”
홍종호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패널 토론에서는 현장 어업인들과 전문가,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갔다.

지정 토론자로는 김영복 전국어민회총연맹 해상풍력대책위원회 위원장, 박창길 전국어민회총연맹 보령시연합회장, 에너지전환포럼 임재민 사무처장, 사단법인 바다숲 지욱철 대표, 육근형 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장,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상풍력발전추진단 노진만 과장, 해양수산부 김홍원 해양공간정책과장이 참여했다.
에너지전환포럼 임재민 사무처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임재민 사무처장은 한국 해상풍력의 구조적 과제를 분석하며 “지난 20년간 한국 해상풍력이 잠재력에 비해 보급이 더디게 진행되어 온 가장 큰 이유는, 공개되고 일관되게 적용되는 공공기준이 충분히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협의 단계를 늘리는 방식보다 명확한 공공기준을 세우는 것이 사업의 예측 가능성과 현장의 신뢰를 함께 높이는 길”이라고 진단했다. 임 사무처장은 이어 “주무 부처인 해수부가 공공기준의 책임자로 적극 나서야 어민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사업자 역시 명확한 책임과 비용을 예측하며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 공공기준 정립의 중요성을 덧붙였다.
김영복 위원장은 “이익공유를 넘어, 어업인들의 장기 생계대책과 직업 전환 지원이 하나의 틀 안에서 종합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창길 연합회장은 “보령 앞바다 1,320MW 규모 사업이 추진되는 만큼, 어업인의 생계와 객관적 기준이 함께 고려되는 사업 설계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사단법인 바다숲 지욱철 대표는 현장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공간 기준보다 사업이 먼저 추진되는 구조'를 지목했다. 지 대표는 “계획입지 제도 바깥에서 추진된 사업들이 어업해역과 직접 충돌하며 갈등을 확대시키고 있으며, 이는 사후 보상이나 개별 협상으로 처리되면서 지역 간 불신을 누적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도기적 성격으로 진행 중인 사업들을 계획입지 제도 안으로 단계적으로 편입시키고, 대표성과 균형이 확보된 합의 구조를 마련해야 하며, 결국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순서”라고 강조했다.
육근형 본부장은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해상풍력 점사용료 수익이 어민지원으로 원활히 연결되는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며 “영해·내수면 점사용료의 일정 비율을 어민지원 재원으로 명확히 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어민지원의 실질적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역할을 보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김홍원 해양공간정책과장은 “해상풍력특별법이 정부 주도의 인허가와 입지 발굴을 목표로 시행됐으며, 부칙에 따라 기존 법령에 따른 사업이 과도기적으로 함께 진행되는 상황인 만큼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질서 있는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사)에너지전환포럼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해상풍력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며, 그 확대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길이 바로 공공기준에 기반한 현장 거버넌스”라며 “계획입지부터 보상, 상생, 어민지원까지 공개되고 일관된 기준 위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구조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해상풍력의 질서 있는 확대를 위해 앞으로도 국회, 시민사회, 산업계가 지속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장을 적극 마련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