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최근 용인 반도체 산단 조성과 이로 인한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싸고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수도권의 전력 수요 분산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 요구가 국회에서 제기되었다.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 제10간담회의실에서 김정호, 박지혜, 서왕진 국회의원과 기후시민프로젝트의 공동주최로 ‘수도권 전력수요 분산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별 전기요금차등제 수립 방향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극심해지는 송전선로 건설 갈등을 해결하고 조속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핵심 해법으로 ‘지역별 전기요금차등제 실현을 통한 전력수요분산 유인정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첫 번째 발제를 받은 이유수 숭실대학교 경제학교 교수는 “송전선로 건설 확대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기 보다 전력 소비처를 비수도권 분산 이전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전기요금은 공급비용이 아닌, 용도별 분류되어 용도별 원가회수율 왜곡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지역별 전력 차등요금제는 총괄원가보상 원칙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지역적 전력공급 비용 차이를 명확히 반해 올바른 가격신호를 주어야 한다”며 전기요금 체계의 근본적인 정상화를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한국의 높은 국토면적당 송전선로 밀도를 언급하며 해외 선진 사례를 소개했다. 석 위원은 “한국과 유사한 송전선로 갈등을 겪고 있는 독일의 경우, EU에너지규제 협력기구(ACER)가 차등요금제 도입 시 약 9.5억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권고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력자립률의 양극화로 인한 스웨덴의 2003년 남부 정전사태에 대한 기술적 배경을 소개하며 “스웨덴은 정전사태 후 송전선로 추가 건설대신 기존선로를 보강하고 차등요금제 도입해 전력수요의 지역분산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서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날카로운 지적과 정책 제언이 쏟아졌다. 설홍수 경북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역별 차등요금제를 실행할 때 어떤 편익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용추계가 필요하고, 이는 한국전력에서 역할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설 연구원은 분산에너지 특별법 제정이 약 2년 동안 실행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꼬집으며, “실질적인 사회적 논의와 실행을 위해 정부안 제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동진우 경남연구원 경제산업팀장은 “현재의 전력도매가격(SMP) 단일화 체제하에서는 지역 분산 유인이 약하다”며 “지역별 한계가격(LMP)제도를 기반하되, 적절한 조닝을 통해 비수도권 지역으로 기업이 이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하며, 이뿐만 아니라 이외 생활 인프라 구축을 통한 유인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복 이투뉴스 기자는 최근 최태원 회장의 ‘반도체 공장 지역 이전 회의론’ 발언을 비판하며, “기업은 지역이전에 있어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수도권을 선호하면서도, 에너지 공급에 따르는 송전선로 경과 주민들의 피해와 사회적 비용은 정부와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위해 ‘용인 반도체 사수’만을 외치는 지역 정치권의 무책임함도 함께 지적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전기요금 시장은 유일하게 수요 공급 곡선이 작동하지 않는 가장 유일한 시장”이라며, “현재 전기요금에서 송배전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사회적 비용이 누락되어 있다. 기술적, 제도적 개선 역량은 충분하므로 이제는 정책적 실행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