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중국 지명 ‘샹그릴라’, 소설에 묘사된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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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중국 지명 ‘샹그릴라’, 소설에 묘사된 유토피아 ‘작은 포탈라궁’ 송찬림사·세계에서 제일 큰 ‘마니차’   이정성 기자 2026-05-20 00:30:49

【에코저널=샹그릴라】‘샹그릴라가 그에게 제공한 청량한 세계. 단순하고 원대한 이념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기보다는 위로받고 있는 이 별천지가 좋았다’

 

영국의 소설가 제임스 힐튼(James Hilton)의 1930년대 작품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책에서 가상의 장소 ‘샹그릴라’는 외부와 단절된 ‘청량한 세계’, 유토피아로 그려진다. 소설은 영화로도 나왔다.


샹그릴라역.(香格里拉驛)

중국 정부는 지난 2001년, 티베트족 자치주에 속한 오지, ‘중전(中甸, 중뎬)’의 지명을 관광산업 육성 차원에서 전혀 중국스럽지 않은 ‘샹그릴라(香格里拉)’로 개명했다.

 

실제로 샹그릴라로 향하는 길은 최근까지도 매우 힘든 여정을 거쳐야 방문이 가능했다. 2023년 10월 말,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부터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따리에서 샹그릴라로 향하는 고속열차.

대리(大理, 따리)에서 고속열차에 탐승해 샹그릴라로 향하는 4시간 정도 이동 중 수많은 터널을 지났다. 길이가 상당히 긴 터널도 꽤 있었다. 갑자기 “와!~”하는 승객들의 탄성이 나올 때 창밖을 보면, 엄청난 협곡을 지나는 장관을 마주한다.

 

입석 승차권을 구매해 서 있어야 하는 승객들. 좌측 남자와 자주 눈이 마주쳤다.

고속열차 승차권을 제때 예매하지 못해 입석을 구입한 승객들은 장시간 열차 사이의 공간에 선 채로 이동해야 했다. 하필 그런 승객들과 마주한 곳에 앉았던 나는 시선 처리에 꽤 신경이 쓰였다. 하루 세 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지 못한 강행군 일정으로 녹초가 된 상태였기에 특별히 도울 방법이 없었다.

 

샹그릴라역에 도착한 열차에서 내린 승객 대부분은 겉옷부터 챙겨 입는다. 24도~26도 정도로 더웠던 따리와 달리 샹그릴라의 오후 5시 기온은 18도, 밤 11시경에는 8도로 내려갔다.

 두커종 고성 내부 골목.샹그릴라에는 티베트 복장을 한 관광객들이 많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자 뒤에는 두커종 고성 내부가 해발 3300m로 표시돼 있다.해발고도 역시 차이가 난다. 따리 시내 해발고도는 2086m였는데, 샹그릴라 독극종(独克宗, 두커종) 고성의 관광객 포토스팟에는 해발 3300m로 표시돼 있다.

 

산소생성기와 산소캔, 고산증에 먹는 알약과 물약.고지대인 따리에서 3박4일 보내는 동안 별 이상이 없었는데, 다시 1천m 이상 높은 지역을 방문하니 고산병 증상이 찾아왔다. 산소캔을 구매해 산소를 들이마시고, 알약도 먹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흡수가 빠르다는 물약을 먹었더니, 다소 진정이 됐다.

 

샹그릴라 주변 설산 위치 표시도.샹그릴라 숙소 1층 로비 벽에는 주변 명소 지도가 있었는데, 차로 2시간 40분∼5시간 이내 도착 가능한 설산(雪山)이 3곳이 표시돼 있다. 체크인한 뒤 방에 들어서니 산소생성기가 비치돼 있었다. 침대에는 전기장판도 깔려 있다.

 

두커종 고성.두커종 고성 내부. 샹그릴라에서의 힘든 첫날 밤을 보낸 뒤 이튿날 걸어서 10분 거리의 두커종 고성을 둘러봤다. 

 

상점 앞에 박제한 야크가 있다.하수도 뚜껑에도 야크가 보인다.야크 육포.고성에는 긴 털을 가진 소의 일종인 ‘야크(Yak)’와 관련된 상품이 많다. 야크로 만든 육포와 아이스크림, 야크 고기를 넣은 피자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심지어 하수도 뚜껑에도 야크가 새겨져 있다.

 

아래 왼쪽부터 야크고기, 닭똥집, 삼겹살.야크 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도 많다. 구이와 전골 등 요리방법도 다양하다, 야크, 삼겹살, 닭똥집을 세트로 판매하는 식당에 들러 저녁식사를 하는데, ‘한국사람’에 대한 친절도가 ‘따리’ 못지않다.

 

야크버터차.차(茶)에 야크젖 버터와 소금, 우유를 넣어 갈아 섞어 만든 ‘야크버터차’는 무료로 준다. 종업원들이 번갈아 테이블을 돌면서 고기를 구워줬다.

 

티베트어가 병기된 호스텔 간판.고성의 상점 간판에는 티베트어를 병기했다. 티베트 복장을 빌려 입고 다니는 중국인들도 많다. 어떤 옷은 몽골 스타일처럼 보인다.

 

고성 광장에서 춤 추는 사람들.고성 광장에서는 음악을 크게 틀고, 관광객과 현지인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추는 모습도 보였다.


대불사 마니차.고성 주변 대불사(大佛寺)에는 세상에서 가장 큰 ‘마니차(摩尼車)’가 있다. 문맹률이 높던 시기,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마니차를 시계 방향으로 한 번 돌리면 불경을 한 번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생긴다고 한다.

 

마니차를 촬영하는 사람들.마니차를 돌리며 걷는 사람들.대형 마니차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거나, 직접 돌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공덕을 쌓기 위해 틈을 봐서 마니차를 직접 돌리기 위해 눈치를 보는 이들도 많다.


샹그릴라에서는 마니차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호수 주변에서 바라본 송찬림사.황금색 지붕이 돋보이는 송찬림사.송천림사 내부 포토 스팟. 해발고도가 3300m로 표시돼 있다.샹그릴라에서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이 해발 3300m 산비탈에 지은 티베트 불교 사원 ‘송찬림사’(松赞林寺, 쑹짠린스)다. 시내 숙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방문하기 쉬웠다. 

 

송찬림사 옆 마을.송찬림사는 1679년, 청나라 강희제 때 지었고, 달라이라마 5세가 ‘세 명의 신이 놀다 쉬어가는 곳(三神游息之地)’이라는 의미의 ‘송찬림사’(松赞林寺)로 이름 지었다. 현재는 700여 명의 스님들이 상주한다고 한다.

 

송찬림사로 오르는 계단.사원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몇 번을 쉬어야 했다. 평소 같으면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높이의 계단이지만, 컨디션도 좋지 않았고, 고산지대여서 더욱 힘들었다. 사원 내부 촬영은 불경스러운 행동으로 여겨 금지하고 있어 시도하지 않았다.

 

송찬림사 관람을 마친 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중국인들 모두 티베트 복장을 하고 있다.송찬림사 역시 티베트 복장을 입은 중국인들이 많이 방문했다. 사원 곳곳을 배경으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송찬림사 경내.황금색 지붕의 송찬림사는 라싸(拉萨)에 있는 티베트 불교의 총본산인 포탈라궁(布达拉宫)을 본떠 만들어 ‘작은 포탈라궁’으로 불린다. 티베트 본토에서도 찾아올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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