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호르몬 없이도 ‘작물 스트레스 대응’ 기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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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호르몬 없이도 ‘작물 스트레스 대응’ 기술 확보 농촌진흥청, 새로운 식물호르몬 앱시스산 수용체 개발   이병구 기자 2026-05-25 09:22:33

【에코저널=전주】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 대응 작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합성생물학(생명체를 구성 요소 단위로 이해하고 설계해 새로운 기능을 갖는 생물 시스템을 만드는 학문) 기반 앱시스산(ABA, 식물이 가뭄, 염 스트레스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생성하는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 수용체 설계 원천기술 확보에 성공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가뭄, 고온 등 환경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작물 생산성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작물 환경 스트레스 대응 능력을 분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조절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식물은 가뭄 등 환경 스트레스를 받으면 앱시스산을 생성하고 앱시스산이 수용체(PYL, 앱시스산을 인식해 신호전달을 시작하는 앱시스산 수용체 단백질)와 결합해 단백질 탈인산화 효소(PP2C, 앱시스산 신호를 억제하는 단백질. 앱시스산 수용체와 결합하면 억제 기능이 해제됨) 활성을 억제한다.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 대응 신호가 활성화돼 식물이 환경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

 

새로운 앱시스산 수용체 형질전환체의 환경스트레스 적응력 향상.연구진은 벼 앱시스산 수용체(OsPYL5)를 대상으로 돌연변이를 유도한 후 효모를 이용해 이를 분석했다. 이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앱시스산 없이도 단백질 탈인산화 효소와 결합해 스트레스 대응 신호를 활성화하는 새로운 수용체를 선발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이 새로운 수용체 단백질 내 특정 아미노산 잔기(단백질 내에서 연결된 상태의 아미노산) 2개가 앱시스산이 없이도 신호 활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두 잔기를 동시에 변이시켰을 때 신호 활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앱시스산이 없어도 스트레스 대응 신호를 활성화할 수 있는 앱시스산 수용체 설계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수용체를 과발현한 벼를 분석한 결과, 기존 벼 품종보다 가뭄이나 염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존율과 생체량이 유의적으로 증가하는 등 환경 스트레스 저항성이 크게 향상됐다. 특히 가뭄 처리 후 회복 단계에서 높은 생존율을 보여 뚜렷한 가뭄 저항성 개선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Plant Cell & Environment (IF 6.2)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또한,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한빛사)’ 논문으로 선정돼 연구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허출원도 완료해 산업적 활용 기반도 확보한 상태다.

 

농촌진흥청 이시철 식물소재바이오공학과장은 “이번 연구는 자연계의 신호전달 체계를 밝히는 수준을 넘어 핵심 단백질을 설계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한 합성생물학적 성과”라며 “식물호르몬 의존적 신호체계를 재설계함으로써 작물의 환경 적응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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