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납 제련공장, 신고량 최대 1100배 배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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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납 제련공장, 신고량 최대 1100배 배출 확인 정혜경 의원 국감 지적에 기후부·지자체 전수조사   이정성 기자 2026-07-23 11:41:22

【에코저널=서울】폐납산배터리를 녹여 납을 회수하는 이른바 ‘2차 제련’ 공장들이 실제로는 정부에 신고한 것보다 최대 1천 배 넘는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진보당 정혜경 의원(비례대표)실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보고받은 ‘전국 납 2차제련 사업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29개 납 2차제련 사업장을 조사한 결과 배출기준 초과와 미신고 오염물질 배출 등 13건의 위반이 적발됐다. 

 

정부는 이 가운데 9개 사업장에 과태료와 행정처분을 부과했다. 납 배출기준을 초과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에는 개선명령이, 니켈·벤젠 등 새로운 오염물질을 신고 없이 배출한 한국비철에는 과태료와 함께 조업정지 10일 처분이 내려졌다.

 

주목할 대목은 위반이 관리의 ‘바깥’이 아니라 ‘안쪽’에서도 나왔다는 점이다. 상신금속과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이미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인데도 납 허가배출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을 받았다. 가장 촘촘한 관리를 받아야 할 사업장에서조차 특정대기유해물질인 납 기준이 뚫린 것이다. 납은 저농도 노출만으로도 아동 발달장애와 성인의 뇌졸중·신장질환·암을 일으키는 특정대기유해물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배출량 자체가 크게 축소 산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여러 납제련 사업장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업체가 임의로 낮게 적용해 신고해왔다. 

 

작년 영주시는 업체가 산정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환경부 지침을 위반했다며, ㈜바이원의 공장설립 승인 허가를 취소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이러한 지침을 근거로 지난 국정감사에서 영주·고령군 등의 업체가 제출한 수치가 실제 산정량과 100~137배까지 벌어진다는 점을 짚은 바 있다.

 

기후부가 이번에 새로 마련한 국내 배출계수를 적용해 먼지·황산화물·질소산화물 발생량을 다시 계산한 결과, 29곳 중 5곳에서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이 대폭 과소산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국비철(대구 달성군)은 기존 8.6톤에서 2340톤(272배)으로, 소니드리텍(경북 고령군)은 10.5톤에서 1128톤(107배)으로 늘었다. 엔케이합금메탈(경북 경주시)은 312배, 코바(경남 함안군)는 93배 뛰었고, 에스제이(SJ)메탈(광주 광산구)은 3.4톤에서 3762톤으로 무려 1106배 차이가 났다. 기후부는 이들 5곳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오는 2027년까지 통합허가 대상 사업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정혜경 의원.

정혜경 의원은 “실제 배출량이 신고치의 수백, 수천 배에 달했다는 것은 그동안 기후부의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준다”며 “통합허가를 받은 사업장에서조차 납 기준이 초과되고, 납을 배출하면서 신고조차 하지 않은 업체가 나온 것은 명백한 관리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는 정혜경 의원이 지난해 10월 29일 기후부 종합감사에서 요구한 데서 비롯됐다. 당시 정혜경 의원은 허가가 취소된 영주시 사례와 함께 경북 고령군, 경남 함안군 칠서면의 납 제련소 문제를 거론했다. 특히 고령군 업체는 자체 제출 기준으로는 납 배출이 ‘0’으로 잡혔지만 기후부 지침인 미국 EPA계수를 적용하면 연간 납 배출량이 185.28톤에 이른다. 

 

정 의원은 “이미 주민들이 납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일단 전수조사를 해야 하고, 전수조사 하면서 피해받은 주민들의 건강조사까지도 같이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주민건강영향조사도 뒤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기후부는 지난 14일 정 의원실에 보고한 계획에서 고령군 대가야읍(소니드리텍)과 함안군 칠서면(코바·화창) 등 3개사·2개 시군의 폐납축전지 재활용시설 주변 주민을 대상으로 중금속 등 환경유해인자의 주민노출 가능성과 건강 실태를 조사하기로 했다. 조사는 약 1년간 진행돼 2027년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다.

 

정혜경 의원은 “부정하게 신고한 사업장에 대한 허가취소 검토를 하도록 지자체에 지도할 필요가 있다”며 “두 개 시·군에 한정된 주민 건강영향조사도 납 배출기준을 초과한 지역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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