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울산 숨은 명소 ‘강동 화암주상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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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울산 숨은 명소 ‘강동 화암주상절리’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7)  
  • 기사등록 2024-03-03 09:32:50
  • 기사수정 2024-03-03 09: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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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 “처얼석∼ 쏴아∼♬ 쓰르륵∼♩” 밤새 어둠을 삼키며 새벽을 몰고 온 파도는 무슨 사연이 그리 많은지 정자해수욕장의 몽돌 위에 부서지며, 짧은 이별을 서러워하는 연인처럼 속삭인다. 

 

정자몽돌해변.

몽돌.

당산(堂山)을 지키는 곰솔도 그 자리에 그냥 서 있는데, 야구공만한 것부터 쥐눈이콩만한 몽돌들은 함께 모여 파도와 사랑놀음을 하며 북으로 올라가려는 발목을 부여잡는다. 

 

동해를 향한 대포.

정자해안 북단은 강동해안으로도 불리는데, 가장자리에는 대포 2문이 두 눈 부릅뜨고 동해를 향해 바라본다. 

 

강동 화암주상절리.

바로 위에는 ‘강동 화암주상절리’가 있다. 울산광역시기념물(제42호)인 이 주상절리는 단면이 육각형 내지 삼각형으로 된 긴 기둥모양의 바위가 겹쳐져 있는 특이 지질의 하나다. 동해안 주상절리 가운데 용암으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주상(柱狀)체 횡단면이 꽃모양 같아, 이 주상절리가 있는 마을 이름이 ‘화암(花岩)마을’이다.

 

울산 북구 신명동을 지나면 경북 경주시 양남면 지경리가 나온다. 땅(地)의 경계(境界)가 되어 지명이 “지경리(地境里)”가 되었나 보다. 

 

개여울 넘기.

뭍에서 흘러나오는 개여울이 경계를 넘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징검다리를 만들려고 큰 돌을 어렵게 놓으면 물살은 비례해 더 빨라지고 커진다. 

 

큰 붉은새우(大紅鰕).

어렵게 개여울 건넌 마을 어느 수족관에는 큰 홍새우(大紅鰕)가 가득하다.

 

길 없는 길.

바위마다 절경을 이룬다. 눈은 자꾸 해찰을 하여 걸음이 더뎌진다. 갯바위를 절벽 타듯 기어오르면 철책이 가로막혀 없는 길을 찾아 헤맨다. 나그네가 가는 길이 어디 따로 정해져 있었던가? 막히면 돌아가고 없으면 찾아가는 게 나그네의 발걸음인이다. 이 또한 길을 가는 재미가 아니던가. 

 

해월사.

큰길로 나갔다가 다시 해안으로 접어드는데, 현대식 2층 건물로 지은 해월사(海月寺)가 평소에 상식적으로 가지고 있던 사찰의 개념을 확 깨버린다. 부처의 힘으로 바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할매바위.

해월사가 있는 수렴1리는 임진왜란 때 수병의 병영이 있는 곳이라고 해서 ‘수영포(水營浦)’라고 했다. 매년 정초 어민들이 무사고를 기원하며 제사를 올리던 영험(靈驗)한 바위가 있는 마을을 ‘영암(靈岩)’이라고 불렀는데, 두 마을을 합해 수렴으로 됐다고 한다. 마을 중앙에는 두 장승이 지키고 낮은 담으로 둘러싸인 할매바위가 마을을 지켜 주듯 자리하고 있다.

 

무장공비 전적비.

수렴리를 지나면 양남면사무소가 있는 하서리가 나온다. 하서리는 신라 육부촌(六府村) 때 금산가리촌장(金山加利村長) 지타(祗陀)공이 상서지(上西知), 하서지(下西知), 내아(乃兒) 등을 통치했다는 역사 기록이 있다. 

 

하서해안공원.

하서리에는 하서해안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공원 내의 하서 솔밭은 200여년이 넘는 곰솔들이 숲을 이뤄 해풍을 막아주는 방풍림 역할과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휴식을 제공해 주고 있다.

 

풍차.

빨간 풍차가 돌아가는 카페를 지나면 하서천이 바다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인도교가 놓여 있고 다리 중앙에 있는 원형 돔을 지나면 동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양남면 읍천리 주상절리대(柱狀節理帶)가 나온다. 


사랑의 열쇠.

주상절리로 가는 길목인 율포·진리항에는 ‘사랑이 이뤄지는 곳’ 사랑의 열쇠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다린다.

 

주상절리와 소나무.

주상절리는 마그마에서 분출한 1천℃ 이상의 뜨거운 용암이 상대적으로 차가운 지표면과 차가운 공기와 접촉하는 상부에서부터 빠르게 냉각해 수축하는 과정에서 오각형 또는 육각형 모양의 틈(절리, 節理)이 생기게 되는데, 수축작용으로 생긴 틈이 수직방향으로 발달하면 기둥모양(柱狀)의 주상절리이고, 장작을 쌓아 놓은 것처럼 수평으로 누워 있는 절리를 ‘와상절리(臥狀節理)’라고 한다. 와상절리 중 부채꼴로 된 ‘선상절리(扇狀節理)’도 있다.

 

와상절리.

부채꼴 주상절리.

이곳의 주상절리는 지금으로부터 약 2천만 년 전 현무암질의 용암이 흐르고 식으면서 다양한 모양의 주상절리가 발달한 암석이 형성됐다. 이곳처럼 수직·수평·부채꼴의 3가지 형태의 주상절리가 한 곳에 모여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용암의 냉각과정과 동해(東海)의 형성과정을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귀중한 우리의 자연유산(自然遺産)이다.

 

월성원자력발전소.

주상절리의 매력에 빠져 해안 아래위로 여러 번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왕벚꽃이 활짝 핀 읍천항을 지나면 월성원자력발전소가 해안 길을 가로막는다. 우회해 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이를 건너뛰어 양북면 봉길리 대왕암으로 이동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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