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한 정동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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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한 정동진역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30)  
  • 기사등록 2024-05-25 08:50:28
  • 기사수정 2024-05-25 09: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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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꼬불꼬불한 헌화로인 금진해안도로를 지나면 ‘수로부인의 설화 공원’이 나온다. 삼척에도 같은 내용의 수로공원이 조성돼 있다.

 

수로부인 설화.

삼국유사에 나오는 대목의 지명이 서로 양쪽이라고 우기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같은 동해에 얽힌 설화이기 때문에 상호 협력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가사 내용은 당시 여성들의 자유분방함이 담긴 대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합궁석.

수로부인 헌화가의 영향인지 수로공원을 한참 지나면 ‘합궁(合宮)’골이 나온다. 합궁골은 남근(男根)과 여근(女根)이 마주 보며 신성한 탄생의 신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의 서기(瑞氣)를 받아 우주의 기(氣)를 형성해 음양(陰陽)의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이곳은 부부가 함께 오면 금술이 좋아지고, 기다리던 아이가 생긴다고 전해지고 있다.

 

심곡어촌계 표지석.

심곡항에 도착해 ‘강릉부채 길’로 입장하려 했으나, 입장시간(오후 2시)이 지나 들어갈 수 없다고 한다. 심곡(深谷)항은 ‘깊은 골짜기 안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라고 하며, 6·25 한국전쟁 때에도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고 지냈다고 한다. ‘강릉부채 길’은 그동안 군사보호구역에 있다가 2016년 10월에 개방된 길로 동해 탄생의 비밀을 지닌 곳으로 2300만년 전 지각변동의 모습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해안단구 산책로다.

 

정동진 이정표.

어쩔 수 없이 강릉부채 길을 우회해 정동진 해변으로 간다. 정동진(正東津)은 ‘한양(漢陽)의 광화문에서 정동(正東) 쪽에 있는 나루터 마을’이란 뜻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위도상으로는 서울 도봉산의 정동 쪽에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신라 때부터 임금이 사해용왕에게 친히 제사를 지내던 곳이며, 2000년 국가지정행사로 밀레니엄 해돋이축전을 성대하게 치른 전국 제일의 해돋이 명소다.

 

해시계.

정동진역은 1994년 TV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청량리역에서 해돋이열차가 운행되면서 유명한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모래시계 주연배우가 함께 했다는 모래시계 소나무가 어느 것인지 짐작만 갈 뿐 주변 공사 중으로 확인이 어렵다. 

 

정동진 시간박물관.

부산·동대구·대전·광주 등 전국의 여러 역에서도 이곳으로 관광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백사장 초입에는 ‘모래시계공원’이 조성돼 있고, 정동진해변 광장에는 대형 해시계가 설치돼 있다.

 

공사중인 정동진해변.

정동진해변의 모래절벽.

강릉부채 길과 정동진에 찾아오는 관광객을 위해 여러 부대공사를 하는지 땅은 깊게 파여 있고 모래가 높이 쌓여 있다. 편의시설 등 필요한 시설은 조성해야겠지만, 높은 축대나 고층건물을 지어 바람길을 막아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 정동진 백사장도 바다 쪽 모래가 파도에 쓸려나가 깊게 패였다. 

 

썬크루즈 리조트.

앞으로 걷다가 뒤돌아보니 남쪽 산 위에는 대형 선박이 얹어있는 형상의 ‘선 크루즈 리조트’가 동해를 향해 항해할 듯 방향을 잡는다.

 

방패연잎성게,

고성목과 등명해변을 지날 때는 여러 조개껍질이 모래와 섞여 있는데, 그 중에서도 ‘방패연잎성게’가 내 눈에 들어온다. 괘방산(339m) 자락의 고개를 하나 넘어 등명낙가사 입구에서 오늘여정을 마감한다. 

 

괘방산등명낙가사 일주문.

괘방산등명낙가사(掛榜山燈明洛迦寺)는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 자장(慈藏)이 창건했다. 신라 말 전쟁으로 불에 탄 것을 고려 초에 중창하고 절 이름을 ‘어두운 방 가운데 있는 등불과 같은 곳’이라고 하여 등명사(燈明寺)로 고쳤으나, 조선 중기에 폐사됐다. 

 

석양 노을.

폐사된 이유로는 3가지 설이 전한다. 첫째는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 때 왜군이 불을 질렀다는 설이며, 둘째는 안질에 고생하던 어느 왕이 한 점술가의 말을 믿고 폐사시켰다고 한다. 셋째는 이 절이 서울의 정동 쪽에 있어 궁중에서 받아야 할 일출을 늘 먼저 받으므로, 정동 쪽 등불을 끄면 조선에서 불교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는 주장에 따라 폐사시켰다고 한다. 

 

대한민국 정동 표지석.

일주문 중앙에는 ‘대한민국 정동’이라는 표지석이 서 있으며, 현재의 낙가사는 옛 등명사 터 옆에 1956년 경덕스님이 새로 지은 절이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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