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올라 숨 멎는 ‘황룡(황룽)’의 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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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황룡】이번 중국 일정에서 누군가 “여행은 다리가 떨릴 때가 아닌, 가슴이 떨릴 때 떠나라”는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황룡풍경명성구(黄龙风景名胜区) 내에 설치된 목재 계단.

목재 계단을 오를 때마다 점점 숨이 가빠지고, 종아리에는 알이 배긴다. 발가락 사이에 생기는 물집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고도가 높아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다.

 

‘황룡구채역’. 

구채구(九寨沟, 주자이거우)와 황룡(黄龙, 황룽)은 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채구풍경명성구(九寨沟风景名胜区)를 찾는 관광객들이 필수 코스로 함께 방문하는 곳이 황룡풍경명성구(黄龙风景名胜区)다. 그래서인지 청두동역(城都東驛)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도착한 역 이름도 ‘황룡구채역(黄龙九寨站)’이다. 

  

‘황룡구채역’에서 구채구까지는 버스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구채구에서 황룡을 이동하는 거리도 버스로 2시간 정도다. 두 곳을 대충 본다고 해도 이틀 이상은 소요된다. 

 

구채구를 먼저 둘러보고, 인근 숙소에서 하루 묵은 뒤 황룡 일정을 시작하는 아침부터 좋은 일이 생겼다. 대형 버스 운임을 3명이 1인당 한화 1만원에 예약했는데, 승합차로 바꿔주겠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왔다.

 

승합차 뒷자석의 산소캔.

차량이 숙소까지 직접 찾아왔고, 운전기사가 친절하게 짐을 실어준 뒤 목적지로 출발했다. 차량 뒷좌석 주머니에는 고산병에 대비한 산소캔이 들어 있었다.

 

해발 3천m 이상 고원지대인 구채구를 무사히 다녀왔기에 별로 사용할 일이 없을 것으로 여겼는데, 이는 큰 오산이었다.

 

황룡으로 향하는 케이블카.

전동카.

황룡의 설산.

황룡은 관광지에 도착하면 일단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 시작한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전동카로 다시 산책로 입구까지 이동한 뒤 만년설을 품은 설산을 바라보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황룡에서는 산행 시작 구간이 해발 3200m로, 구채구 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자리한다.

 

산소캔을 들이마시는 중국 여성 관광객.

어린이가 계단에 앉아 쉬면서 산소캔을 마시고 있다.

산행 시작 1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산책로 여기저기서 산소캔을 들이마시는 관광객들이 눈에 띈다. 

 

‘황룡 오채지(黃龍 五彩池)’.

설산의 정취를 느끼면서 숨을 가다듬고, 쉬었다 가기를 반복해 마주한 ‘오채지(五彩池)’는 숨이 막힐 듯한 정경이다. 


구채구 오채지와 구분하기 위해 ‘황룡 오채지(黃龍 五彩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카르스트 지형(석회화단구)에 담긴 에메랄드 물빛에 압도당한다. 황룡 정상에 자리한 ‘황룡 오채지’에는 693개의 웅덩이가 있다. 

 

‘황룡 오채지’에서 사진을 촬영하는 관광객들.

‘청두동역’ 역사 내에 황룡과 구채구를 홍보하는 사진과 글. 좌측 단아 옆 누런 모양이 마치 황룡처럼 보이기도 했다는 유래가 있다.황룡의 석회는 칼슘이 많이 함유돼 있어 누런색을 띄는데, 멀리서 보면 길게 황룡이 누워 있는 모습으로 보여 ‘황룡(黃龍)’이라는 지명이 유래됐다고 한다.

 

황룡의 다양한 경관.황룡을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고, 주변의 여러 경관을 구경하면서 걸어서 내려왔다. 목재 계단이 많아 다소 불편했지만, 감내해야 했다.

 

한글이 병기된 이정표.

영어를 한글로 옮긴 주의 문구.

설명판과 이정표, 주의문구 등에 한국어가 병기돼 있어 편리했다. 일부 문구는 ‘건너가지 마시오’라는 적절한 표기를 두고, ‘오버패스 금지’라고 영어를 섞어 사용했다. 

 

세신동 석회화 함몰벽.

한글이 병기된 안내판.하산 길에 마주한 안내판에는 ‘세신동(洗身洞)’은 높이 1m, 너비 1.5m의 종유동굴이라고 적혀 있다. 석회화 함몰벽의 높이는 6.7m∼7.3m고, 해발 3280m∼3290m에 위치한다고 설명했다. 선인들이 이곳에서 몸을 깨끗하게 씻고, 도를 닦았다는 전설도 소개했다. 

 

‘칠리금사’.하산길의 다른 명소 ‘칠리금사(七里金沙)’는 세계 최대의 석회 지대다. 칼슘을 함유한 석회가 흘러내려 수 km 길이에 황금색의 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러시아에 온 관광객은 “황룡의 ‘오채지(五彩池)’는 튀르키예 ‘파묵칼레(Pamukkale)’와 비슷하고, 세신동 등 누런색의 지형은 미국 옐로스톤(Yellowstone)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지게로 짐을 옮기는 짐꾼.

여성 짐꾼.

하산길에 맨몸으로 오르기도 힘든 험한 산길을 지게에 짐을 가득 싣고 오르는 짐꾼들을 7∼8명 만났다. 그중에는 여성도 있었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황룽풍경구는 자이언트 팬더와 ‘황금원숭이’, ‘금사후(金丝猴)’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 ‘황금들창코원숭이(Golden snub-nosed monkey)’의 서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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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5-20 0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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