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히트상품 만들어도 LCA 소홀하면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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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히트상품 만들어도 LCA 소홀하면 ‘나락’ ESG 수단 중 LCA 중요성 갈수록 커져   이정성 기자 2025-06-23 08:05:46

【에코저널=서울】과거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서 노동자들의 노동 착취로 생산된 커피가 덤핑 가격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것에 대해 “싸게 사지 말고 제값 주고 사자”라는 사회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기업은 제품(서비스 포함)을 생산·판매하고,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후변화, 자원고갈, 생물 다양성 감소 등 점점 심각해지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품 전과정에서의 환경성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업의 친환경적 노력이 ‘정책’, ‘규제’ 또는 ‘제도’라는 형태로 당연히 해야 하는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인 부분을 소홀히 하거나, 심각한 수준의 탄소배출을 야기하면 타국 수출에 큰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기업 존립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LCA 개념도.

기업들의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대응 수단 중 하나로 전과정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표준화된 전과정평가(LCA)는 제품의 전과정 동안에 제품(서비스 포함)에서 야기된 환경부하를 계산하고, 환경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도구다. 

 

LCA는 제품 전과정에 대한 지역을 넘어 범지구적 환경영향을 평가·분석함으로써 사전  환경오염 예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국제 환경정책 변화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 방법이다. 


제품(goods and services) 

평가 도구 중 5가지 핵심 용어를 살펴보면, LCA 평가대상은 원료·부품, 택배와 우편 서비스 등의 무형 서비스 등이 포함된다. 유형과 무형의 모든 제품으로, 그 범위가 매우 넓다.

 

전과정(life cycle) 

LCA 평가범위는 제품의 가치사슬(value chain)인 해당 제품의 원료와 부품 생산, 제품 제조를 포함해서 원료와 부품의 수송, 제품 유통, 제품 사용, 제품 폐기 과정을 포함한다.

 

환경부하(environmental burden)

자원 소모(resources consumption)와 수질 오염물, 대기 오염물, 폐기물 등의 환경 오염물질 배출(environmental emissions)을 지칭한다.

 

환경(environment) 

LCA의 평가 주체는 제품의 가격, 품질,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제품의 환경성만을 평가한다. 제품에 대한 경제성과 안전성 등은 다른 평가방법을 활용해 평가한다.

 

잠재적(potential)

여기서 잠재적이란 말은 ‘가능성(probability)’을 의미한다. 실제로 발생한 환경영향으로 인한 피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가능한 환경영향을 사전에 예측하는 사전예방(pollution prevention)적 접근방법이다.

 

 

LCA 관련 규격 간 상관관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박필주 ESG인프라지원단장(공학박사)은 “제품 환경 규제·정책 이행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LCA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환경발자국(탄소발자국 포함) 인증제도의 활성화에 따른 기업의 적용성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환경부 산하기관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제품 환경성 평가도구로서의 전과정평가(LCA)의 역할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ESG 규제 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기업 공시· 공급망, 녹색금융, 제품 규제 등 다양한 형태로 현실화되고 있다. 이중 제품과 관련한 규제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을 중심으로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규제화되고 있다. 

 

이러한 규제들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대표되는 기후·환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표면적인 명분과 기후·환경 위기라는 명분하에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목적을 가졌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LCI 목록분석 수행 절차.

박필주 단장은 “제품 관련 규제·정책은 원료와 부품 생산, 제품 제조, 사용, 폐기 등 특정 단계의 환경영향이 아닌 제품 전과정에서의 환경영향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때 전과정평가(LCA)가 유용한 평가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LCA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국내 대기업들도 자사 제품에 대한 LCA를 수행하고, 이를 지속가능보고서 등에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LCA 수행시 가장 필요한 것이 원료·소재·부품 등에 대한 전과정 목록 데이터베이스(LCI DB)이다. LCI DB가 없으면 LCA 결과 자체를 도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주도로 1998년부터 LCI DB를 구축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기 따로 구축해 오다가 2000년대에 들어와 환경성적표지제도를 운영하는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유일하게 국가 LCI DB를 구축해 오고 있다.

 

LCA의 평가범위 도식도.

박필주 단장은 “국가 LCI DB 구축은 국내기업이 국제규제 대응뿐 아니라 LCA 수행을 통한 자사 제품의 환경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 구축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LCA는 녹색기술 개발이나 녹색투자를 위한 측정 지표, 더 나아가 국가정책 결정을 위한 정량적 평가도구로까지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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