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훈춘】에코저널이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 훈춘시(珲春市)에서 촬영된 ‘백두산호랑이’ 동영상을 입수했다.
‘백두산호랑이’는 시베리아호랑이(아무르호랑이)로, 한반도·중국 동북부·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서식한다.
훈춘역.지난 22일 훈춘역(珲春站)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해 왕복 130Km 거리의 중국과 러시아, 북한 세 나라 국경이 접한 국경지역을 조망할 수 있는 방천(防川) 지역 용호각(龍虎閣) 전망대로 향했다.
훈춘국제버스터미널.
훈춘국제버스터미널 매표소.
훈춘역과 나란히 위치한 곳에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국제버스(国际班车)가 다니는 ‘훈춘국제버스터미널(珲春国际客运站 훈춘국제버스부)’이 있다. 러시아 관광객도 많아서인지 중국어, 한국어와 함께 러시아어가 병기돼 있다.
국제버스로 훈춘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국경 통과 시간이 불규칙해 대략 5~8시간 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 버스가 모두 운행하는데, 중국버스 요금이 저렴하다. 일정상 변수가 생기면 곤란해 러시아 방문은 포기했다.
훈춘 국경검문소.
국경 검문소인 ‘연변변경관리지대경신변경검사참(延边边境管理支队敬信边境检查站)’에서 중국 공안이 외국인인 내가 탑승한 택시를 별도로 세워 10분 정도 여러 질문을 한 뒤에 단순한 ‘관광’ 목적을 확인한 뒤 보내줬다.
훈춘 호랑이 출몰지역을 운전하고 있는 한족 택시기사 A씨.
공안은 택시기사에게 “관광목적으로 출입하는 한국사람과 잠시라도 떨어지지 말고, 늘 함께 붙어 다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족 택시 기사 A씨와 번역기를 이용해 천천히 대화를 나눴다. 훈춘에 ‘백두산호랑이’가 있다는 소식을 접한 바 있어 그 여부를 질문하자 A씨는 “날씨가 추운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호랑이가 산에서 내려 오는 경우가 많다”며 “호랑이를 직접 목격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훈춘 택시기사가 촬영한 백두산호랑이 동영상 캡처.
A씨에게 “호랑이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렇다”면서 자신이 작년 3월에 직접 촬영한 24초 분량의 호랑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휴대폰에서 보여줬다.
A씨에게 “호랑이 동영상을 위챗으로 공유해 줄 수 있냐”고 묻자 “물론이다”라며 보내줬다.
훈춘 조선족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함께 동행하면서 사진도 촬영해주고, 귀한 동영상도 공유해 준 A씨가 고마워 훈춘의 조선족 식당에서 점심을 대접했다. 나는 동태탕과 자장면을, A씨는 두부요리를 주문했다. A씨가 자장면을 먹지 않겠다고 해서 내가 혼자 먹어야 했는데, 배가 불러 다른 음식은 맛만 봤다. 음식의 양이 너무 많아서 결국 많이 남겼다. 병맥주 2명을 포함한 음식가격은 한국돈으로 2만5천원 정도였다.
훈춘 용호각 전망대에서 바라 본 중국, 러시아, 북한 국경지대. 철교 좌측이 러시아, 우측이 북한. 바로 앞은 중국.앞서 연길 숙소에서 훈춘을 가기 위해 새벽 6시에 연길역(延吉站)에서 4선(4線) 노선 공공버스를 타고 고속철도역 연길서역(延吉西站)으로 이동했다. 버스요금은 1위안(219원)이다. 연길역 버스 정거장은 ‘연길역(延吉站)’으로 표기하지 않고, ‘화차참(火车站)’으로 적는다. 중국 발음은 ‘훠처잔’, 우리말로 번역하면 ‘기차역’이다.
연길 공공버스 4선 노선도.
고속열차.연길서역에서 1차로 훈춘 바로 전 역인 도문북역(图们北站)행 열차표를 끊었다. 도문북역에 내리자마자 역 건너편에서 9번 버스를 타고, 도문시(투먼시)와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남양시) 사이를 가르는 두만강(도문강) 북·중 접경지대를 찾았다. 관광 비수기라 사람들이 매우 적었다. 도문버스 요금은 연길의 두 배인 2위안(418원)이다.
도문북역.
도문북역 앞 9번 버스.
9번 버스 내부 창문에 요금이 2위완이라고 적혀 있다.훈춘에서 연길로 돌아오는 고속열차에서는 옆좌석에서 아내와 한국말로 통화하는 조선족 최경국(46)씨를 만났다. 열차에서 한국어를 처음 접해 매우 반가웠다.
훈춘에서 연길서역으로 가는 고속열차 승차권.훈춘역에서 연길서역까지 고속열차 운임은 28위안(5866원)이다. 고속열차 탑승 때마다 짐을 엑스레이에 통과해야 하고, 여권을 보여줘야 한다. 승차권에는 내 이름까지 적혀 있다.
도문에서 바라 본 북한 함경북도 남양시 건물들.수원에 거주지를 두고, 한국에서 일하는 최경국씨는 설 명절을 보내기 위해 고향 훈춘에 있는 아내와 고등학교 3학년(18)에 다니는 외아들과 상봉한 뒤 한국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정말 혼자 왔냐”며 재차 질문한 최씨는 홀로 연변조선족자치주를 둘러보는 나를 매우 이상하게 생각했다.
훈춘이 고향인 조선족 최경국씨.연변조선족자치주의 조선족 인구감소에 대해 최씨는 “조선족들이 한국과 대도시에 일하러 떠나면서 과거 45만명에 달했던 훈춘의 인구도 현재 21만명 정도로 크게 줄었다”며 “조선족 일부는 한국에 귀화해 정착해서 아예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주장(州長)과 연길시장(延吉市長)은 모두 조선족”이라며 “영향력이 큰 서기장은 한족이 맡고 있다”고 말했다.
훈춘역 역사 내부 TV에 백두산호랑이가 보인다.한국에서 12년 동안 일하고 있다는 최씨는 백두산호랑이와 관련, “직접 호랑이를 보지는 못했지만, 훈춘에는 러시아에서 넘어 오는 호랑이가 자주 목격된다”고 말했다.
연길공항에서 북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연길서역에서 함께 내린 최씨는 헤어지기 전 “즐겁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되기 바란다”며 손을 흔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