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연길】백두산보다 훨씬 북쪽에 있는 중국 연길(延吉)이 속한 연변조선족자치주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추운 지역이다.
추운 겨울 날씨를 예상해 핫팩까지 챙겨왔지만, 이겨내기 어려울 정도는 아니다. 바람이 좀 심하게 부는 날은 얼굴에 찬기가 몰려 힘들지만, 잔잔하면 기온이 조금 낮아도 다니는 데 무리가 없다.
중국은 교통비가 저렴하다. 택시 기본요금이 5위안(1050원)이다. 중국 정부가 25년 동안 요금을 동결했다고 한다.
연길 시내버스.
디디추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자가용과 택시 등 4가지 종류의 요금이 표출된다.차량 호출 모바일 앱 ‘디디추싱(滴滴出行)’을 이용할 때는 택시보다 운임이 저렴한 자가용(우버)을 선택한다. 시내에서 편하게 이동하려면 디디추싱을 사용해야 하지만, 현지 체험 의미로 버스를 애용했다.
연길역.연길 숙소에서 걸어서 2∼3분 거리에는 1924년에 지은 오랜 전통의 연길역(延吉站)이 위치하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전혀 쓸모없는 역이다. 열차 승객 대부분이 지난 2015년 9월 개장한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가장 큰 고속철도역인 연길서역(延吉西站)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연길역 앞에서 고속철도를 타기 위해 연길서역으로 이동할 때도 버스를 탔다. 연길역에서 연길서역까지는 16로 1선(16路 1線), 10로 1선(10路 1線), B4선(4線) 등 3개의 버스노선이 운행한다. 버스요금은 1위안(한화 210원)이다. 현지인들은 스마트폰으로 태그해서 버스요금을 결제하는데, 앱 설치 등의 과정이 복잡해서 현금을 냈다. 아마 인증과정에서 현지 전화번호를 입력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앱 설치를 시도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B4선(4線) 공공버스.시내를 다닐 때는 주로 B4선(4線) 공공버스를 이용했다, 연길의 주요관광지인 연변대학교와 서시장, 인민공원 등의 정거장을 모두 지나간다.
버스에서는 승객들에게 정류장 안내와 주의사항 등을 중국어와 한국어로 번갈아 가며 방송한다. 한국인 입장에서 참으로 고마웠다. 사실 홀로 떠난 중국여행은 여러 장점이 있다.
동남아 등에서는 현지인들이 한국사람을 외모로 바로 외국인임을 눈치채지만, 중국에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물론 일행이 있어 대화를 나누면 바로 알게 되겠지만, 혼자이기 때문에 묵언수행만 잘 유지하면 전혀 중국인들이 눈치채지 못한다.
버스에서 정류장 안내방송과 함께 중간중간에 주의사항을 홍보한다. “앞문으로 승차하고, 뒷문으로 내립시다”, “노약자와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합시다”. 여기까지는 한국 정서와 비슷하다.
한국과 크게 다른 내용의 방송을 그대로 옮기면, “버스 안에서 흡연하지 말고, 가래 뱉지 않고, 쓰레기를 마구 아무렇게나 버리지 맙시다” 등이다. 특히 ‘마구’라는 표현을 넣은 이유가 뭔지 가만히 생각해보게 됐다.


버스 내부 광고판의 문구.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안내판 문구.버스 내부 광고판에는 “문명과 례절을 지키고, 나쁜 습관을 버리며, 새 기풍을 수립합시다”, “문명한 연길사람이 되어 전국 문명도시를 건설하자” 등의 문구가 있다. 버스정류장에도 “문명한 연길을 건설하여 연길의 문명을 공유합시다” 등의 비슷한 내용이 적혀 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에 속한 도문(图们, 투먼)의 9번 시내버스에서는 주정부 소재지인 연길과 달리 한국어 없이 중국어로만 정거장을 안내했다. 결국 한 정거장 지나 내리기도 했다.
연길역 앞 식당 ‘喜来顺菜馆(희래순채관)’.버스를 자주 타다 보니 연길역 앞에 위치한 식당 한 곳이 단골이 됐다. 소고기가 들어간 시래기탕, 소고기국밥, 된장국 등의 메뉴를 입구 옆에 적어 놓은 ‘喜来顺菜馆(희래순채관)’이라는 이름의 식당이다. 한글로 ‘희래순료리집’이라고 적었지만, 조선족이 아닌 한족 부부가 운영했다.
희래순채관 앞에 세워 놓은 메뉴와 가격.이 식당의 시래기탕과 된장국은 13위안(2700원), 소고기국밥 18위안(3770원)이다. 500mm 용량의 빙천(氷川) 병맥주는 4위안(838원)으로 특히 저렴하다. 숙소 옆 구멍가게에서는 칭다오 캔맥주를 7위안(1467원)에 팔았다.
식당 첫 방문에서 “소고기국밥에 고수를 빼 달라는 말을 깜빡했는데, 그냥 먹겠다”고 말한 뒤 식사를 했는데, 남자 주인이 고수를 뺀 국물을 한 그릇 슬며시 테이블에 놓고 가기도 했다.
한족인 희래순채관 남자 주인(우측)이 테이블에 다가와 필자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두 번째 방문부터는 부부가 매우 반겼다. 남자는 두 번째 방문부터 서툰 조선어로 인사를 하기도 한다. 김치를 따로 갖다 줬는데,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중국은 음식의 양을 너무 많이 주는 경향이 있다. 주문한 음식을 남기고 나올 때는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