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연길 야경명소는 난립한 ‘건물 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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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길 야경명소는 난립한 ‘건물 간판’ 연변대학교 건너편 ‘왕홍창’…한글 병기 이색 명소   이정성 기자 2026-02-25 07:10:01

【에코저널=연길】우리나라에서는 건물에 어수선하게 걸린 각종 상가 간판이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제기돼 관(官) 주도로 보조금을 지원하면서 간판 크기를 통일하는 등 정비를 벌인 지역이 상당히 많다.

 

각각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이어서 쉽게 상호를 알 수 없는 부작용과 함께 건물 전체를 간판이 덮어 보기에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왕홍(網紅)’들에 의해 관광명소로 부상한 연길 연변대학교 앞 건물.

이와 반대로 건물 가득 걸린 간판이 관광명소로 부상한 곳이 있다. 바로 중국 연길 연변대학교 건너편 간판이 즐비한 6∼7층 건물이다. 일명 ‘간판벽’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사람들이 많다. 간판벽은 한자로 ‘牌子墙’(패자장, 파이즈창)’이다.


연변대학교.

중국 SNS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팔로우를 거느린 사람을 ‘왕루어홍런(網絡紅人)’이라고 하며, 줄여서 ‘왕홍(網紅)’이라고 부른다. 왕홍들이 올린 동영상과 사진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주변거리가 ‘網紅墙’(망홍장)으로 불렸다. 중국 발음은 ‘왕홍창’이다.


‘왕홍창거리’가 관광지로 급부상한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건물 전체 상가 간판에 한글과 한자가 병기돼 있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인들에게 매우 이색적인 모습이다.

 

손님을 기다리는 사진사.현재 ‘왕홍창’을 배경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위해 중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구경하러 오는 이들도 있다. ‘왕홍창’ 주변에는 돈을 받고, 사진을 찍어주는 사진사들도 넘쳐 난다. 

 

 

왕홍창을 찾은 관광객들.‘왕홍창’을 낮에 찾는 이들은 거의 없다. 간판을 환하게 밝히는 저녁에 찾는다. 휴일에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 사진·동영상 촬영 명당 확보로 다툼도 벌어진다고 한다. 평일 추운 날씨에도 찾는 이들이 많았다. 

 

가스난로에 모여 추위를 달래는 관광객들.추운 날씨에 몰려든 사람들을 위해 거리 곳곳에 가스난로가 구비돼 있다. 사진을 촬영하다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삼삼오오 난로 주변에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연길연대미식거리.‘왕홍창’ 앞에는 각종 먹거리와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연길연대미식거리’가 들어서 있다. 떡볶이와 오뎅, 김밥 등 한국음식은 물론 러시아와 가까워서인지 명태구이와 오징어구이 등도 눈에 띈다.

 


‘연길’(延吉, 옌지)이라고 적힌 커피컵을 파는 곳도 많다. ‘왕홍창’ 앞에서 한 손에 컵을 들고, 포즈를 취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일부 노점에서는 관광객들에게 선물용 인삼과 버섯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1층에 복무청사연길랭면 간판이 보인다.복무청사연길랭면 옛 모습.‘왕홍창’ 건물 1층에 있는 1956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는 복무청사연길랭면(服务大楼延吉冷面)에서 홀로 저녁을 먹었다. 당면 대신 찹쌀이 들어 있는 순대를 비롯해 꿔바로우, 부침, 만두 등 다른 메뉴도 있지만,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양이라 가격이 23위안(4815원)인 냉면만 주문했다.

 

냉면.한국은 물냉면과 비빔냉면 중 택일하지만, 여기서는 물냉면으로만 나온다. 숟가락이 아닌 작은 국자를 준다.

 

냉면에 들어간 사과와 작고 둥근 어묵.냉면에는 통계란과 사과 한 쪽, 작은 둥근 어묵 2개가 들어 있다. 국물은 시큼하고, 단맛이 살짝 들었다. 면은 질기지 않고, 먹기 적당했다. 전체적으로 맛은 좋았다.

 

숙소로 복귀하면서 우리나라 대림동에도 한글과 한문이 병기돼 있을 텐데, 그곳에도 한·중 양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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