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리장】고산병 후유증인지 모르겠지만, 두 눈이 퉁퉁 부어 며칠 동안 가라앉지 않는다. 10도 이상의 기온 차이를 보이는 지역을 오가면서 감기도 걸려 콧물이 멈추지 않는다.

야크.‘샹그릴라(香格里拉)’를 떠나 여강(丽江, 리장)으로 이동하는데, 역 근처 습지와 녹지에서 먹이를 먹고 있는 야크 무리를 만났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직접 야크를 보게 돼 매우 반가웠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 ‘샹그릴라(香格里拉)’의 원래 모델 지역이 리장이다. 제임스 힐턴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Lost Horizon)’에 나온 ‘샹그릴라’는 오스트리아계 미국인 식물학자 조셉 록(Joseph Rock)의 글을 통해 영감을 얻어 쓰인 지명이었다고 한다.
조셉 록은 탐험가·언어학자·지리학자·민족학자·사진가이기도 했는데, 리장의 납서족(納西族, 나시족)에 대한 2권의 문화사를 저술했다. 그는 1922년 나시족의 중심지인 리장시에 도착해 27년 동안 많은 양의 사진과 식물·조류 표본을 수집해 미국의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와 스미스소니언 협회 등 후원자들에게 보냈다.
어찌 됐든 중국 정부가 리장이 아닌 ‘중전(中甸, 중뎬)’의 지명을 바꾼 뒤 샹그릴라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됐다. 최근에는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도 방문한다.
샹그릴라 일정을 마친 뒤 고속열차를 이용해 리장에 도착, 예약한 숙소가 있는 ‘리장고성(丽江古城)’으로 향했다.
리장고성의 세계문화유산 지정 표시.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리장고성은 나시족들이 사는 마을이다. 해발고도는 2400m 정도로, 1년 내내 봄철 같은 아열대고원 기후다.
고성 입구에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는데, 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아 체크인하지 못했다. 숙소 여주인과 통화 후 20분 정도 기다리니 60∼70대 남성이 숙소로 찾아와 “더 좋은 방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리장고성 거리.
캐리어를 옮겨주는 중국 민박집 관계자.어쩔 수 없이 손수레에 짐을 옮겨 싣고 앞장서는 중국인 남성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원(元)나라 때 만들어졌다는 리장고성 거리는 울퉁불퉁한 돌로 만든 바닥이다. 관광객들이 캐리어를 끌고 가기가 매우 힘들다.
관광객의 캐리어 바퀴 하나가 망가져있다.어떤 관광객은 캐리어를 무리하게 옮기다 바퀴가 떨어진 채 이동하기도 했다.
천자문(千字文)의 금생여수(金生麗水)는 ‘금은 여수에서 난다’는 뜻으로, 귀한 것이 어디에서 나는지(근원)와 자연의 섭리를 강조하는 구절이다.
사육신 중 한 명인 박팽년이 참수를 당하기 전에 지은 시조 ‘금생여수’(金生麗水)’는 한 임금만을 섬기겠다는 충절의 마음을 담은 작품인데, ‘귀한 금이 여수(麗水)라는 특정한 곳에서 난다’는 의미의 ‘여수(麗水)’는 리장을 의미한다.
숙소 입구.
예약한 숙소 방 입구.숙소는 고성 중앙에 위치했다. 운 좋게도 내가 묵는 방은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 ‘8’이 연속해서 3개인 ‘888’호다. 옛 모습의 외부와 달리 방은 개조해 현대식으로 욕실 등을 설치, 관광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고성 안에는 이런 형태의 게스트하우스(민박)가 많이 있다.


쓰팡제 거리.
쓰팡제 거리의 상점.숙소에 짐을 푼 뒤 고성의 상업거리인 사방가‘(四方街, 쓰팡제)’를 둘러봤다. 거리가 사방으로 뻗어나간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는 쓰팡제의 실제 거리는 6개다. 골목이 얽혀 있어 고덕지도가 없었으면 길을 잃기 쉽상이다.
쓰팡제는 차마고도의 일부에 속한 거리로, 과거부터 리장의 중심거리로 작용했다고 한다. 나시족들의 축제와 공연이 거리 광장 등에서 자주 열린다고 하는데, 구경하지는 못했다.
쓰즈산에서 바라본 리장고성.
지역마다 같은 모자 가격이 제각각이다.카우보이 모자를 따리에서 20위안(4천원)에 샀다가 고속열차에 두고 내렸다. 샹그릴라에서 15(3천원)위안을 주고 다시 구입했는데, 쓰팡제에서는 10위안(2천원)에 팔았다.
리장 스쯔산(狮子山) 안내도.
고성 서쪽 스쯔산(狮子山)에 위치한 문창궁(文昌宫)은 유교·불교·도교의 사원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특이한 사원이다. 고성뷰를 감상하기에 좋아 찾았지만, 문이 닫혀 있다.
리장고성 내 클럽.
88클럽이라고 적힌 곳에서 낮에는 쌀국수를 판다.쓰팡제에 밤이 찾아오면 거리에는 활기가 넘친다. 낮에 운남쌀국수를 팔던 음식점이 밤엔 클럽으로 바뀌기도 한다. 거리 곳곳의 클럽에서는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다. 밖에서 훤하게 보이는 클럽 유리창 너머로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도 보인다.
쓰팡제 거리.한편 리장고성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원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