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벌교에서 만나는 소설 ‘태백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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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벌교에서 만나는 소설 ‘태백산맥’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37)’   
  • 기사등록 2025-07-27 08: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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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그저께 밤늦게 도착해 이틀을 잔 곳이 보성군 벌교읍이다. 벌교읍(筏橋邑)은 보성군 동부에 있는 읍으로 동쪽은 순천시, 서쪽은 율어면(栗於面)과 조성면(鳥城面), 남쪽은 고흥군에 접한다. 백제 때는 낙안군(樂安郡)의 일부였으며, 고려시대 낙안현으로 개칭했다. 1915년 벌교면으로 개칭하고, 1937년 읍으로 승격했다. 

 

벌교읍 전경.

벌교읍은 지역 특산물인 꼬막과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으로 유명하다. 보성군에 속해 있지만, 인구 규모와 상권이 군청소재지인 보성읍보다 크다.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 입간판.

벌교에는 소설가 조정래(趙廷來, 1943∼)의 태백산맥을 주제로 조성한 ‘소설 태백산맥 문학기행 길’이 조성돼 있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찾은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과 ‘현부자네 집’은 너무 이른 시간이라 입장하지 못하고, 밖에서만 둘러봤다. 2008년 11월 21일 개관한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은 작가 조정래가 쓴 전 10권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고 이를 관광자원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조정래 태백산맥문학관.

2개 층의 전시실에는 총 142건, 621점이 전시돼 있다. 1층에는 ‘태백산맥’ 전 10권의 육필 원고 1만 6500장을 비롯해 작가의 취재수첩과 카메라, 작가가 직접 그린 벌교 읍내와 지리산 일대의 약도 등 작품의 탄생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문학관 옆에 1층 전시실과 마주보는 옹벽에는 분단의 종식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은 대형 벽화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현부자네 집(밖).

문학관 우측 뒤로 올라가면 ‘현부자네 집’이 있다. 중도 들녘이 내려다보이는 제석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건물이며, 박씨 문중 소유다. 한옥을 기본 틀로 삼고 곳곳에 일본식을 가미한 색다른 양식의 가옥으로, 한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흥미로운 건축물이다. 마루는 조선식, 천장은 일본식이며 안채에 양변기가 설치된 화장실이 있고, 지붕 아래 서까래에는 벚꽃 무늬 단청이 되어 있다. 문간채에는 누마루가 있고 앞에는 연못을 배치했으며, 대문채 2층에는 누각을 설치해놓았다. 

 

현부자네 집(안).

조정래의 ‘태백산맥’에서는 소설 첫 장면에 나오는 현부자네 집으로 묘사됐다. 조직의 밀명을 받은 정하섭이 활동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새끼무당 ‘소화의 집’을 찾아가고, 이곳을 은신처로 사용하게 되면서 현부자와 이 집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펼쳐진다. 소화의 집은 소화와 정하섭의 애틋한 사랑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무당 월녀의 딸 소화가 정참봉의 손자 정하섭과 애틋한 사랑을 키웠던 방 3칸에 부엌 1칸인 소박한 기와집이다. 

 

소화의 집.

조반 후에는 벌교읍내에 있는 홍교를 보기 위해 이동한다. ‘벌교홍교(筏橋虹橋)’는 조선시대 화강석 석교(石橋)로, 보물로 지정(1963년 1월 21일)됐다. 길이 약 27m, 홍예(虹霓) 높이 약 3m. 3칸의 홍예를 연결, 축조한 석교다. 벌교홍교는 남아 있는 홍교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지금도 주민들이 내를 건널 때 이용한다. 이 홍교는 순천 선암사 승선교와 함께 그 구조 형식이 가장 뚜렷하다. 홍교는 다리 밑이 무지개처럼 반원형으로 쌓은 다리를 말하는데, 홍예교·아치교·무지개다리라고도 한다. 

 

벌교 홍교.

소설 태백산맥의 주요한 배경이 됐던 곳으로 1980년대 초에 보수공사를 해서 옛 다리의 모습과 새로 고친 흔적이 대비된다. 아치 아래 중간에는 용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데, 건축학적으로 이 자리는 아치를 만들 때 마지막 돌을 넣어 전체를 고정시키는 중요한 자리다. 

 

벌교 홍교 용두.

여기에 물을 다스리는 동물로 용을 형상화함으로써 물난리를 예방하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 옛날에는 용의 코끝에 방울을 달아놓아 바람이 불면 종소리가 났다고 하는데 지금은 종이 없어 소리를 들을 수 없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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