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칸쿤】멕시코 마야 문명의 유적지 중 한 곳인 ‘툴룸(Tulum)’에 미니밴을 타고 함께 갔던 관광객 중 두 명이 돌아오는 차편에 동승하지 못했다.
마야 문명 유적지 ‘툴룸’.툴룸 ‘원데이 투어’는 가이드 없이 호텔에서 예약한 여행사에서 차편만 제공한다. 여행사에서 운전기사에게 탑승객 이름만 제공하고, 연락처는 따로 주지 않았다.
일행이 ‘툴룸’에 타고 간 미니밴. 차에서 내리면 다른 미니밴과 혼동하지 않으려고 항상 번호판을 촬영한다.
이날 미니밴이 툴룸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멕시코 운전기사는 일행 12명에게 오후 2시 40분까지 버스로 돌아와 달라고 약속시간을 알려줬다.
툴룸 내 서브웨이.
일행 12명은 미니밴에서 내려 툴룸 유적지 편의시설 내 미국 햄버거 브랜드 서브웨이(Subway)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한 뒤 각자 유적지를 둘러봤다. 여행사에서 단체로 밀쿠폰을 받아 따로 돈을 지불하지 않았다.
관광객들이 전기카트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다.
툴룸 유적지는 면적이 넓어 전기카트로 관광객들을 태워 이동시킨다. 일부 관광객들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 걸어서 움직이기도 한다.
미국 덴버에서 온 켄트 가드너(우측)·루비 부부.
우리 부부는 수시로 시간을 확인하며, 약속시간 20분 전인 오후 2시 20분께 버스에 탑승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州)의 주도인 덴버(Denver)에서 온 켄트 가드너(Kent Gardner, 62)·루비(Ruby, 56) 부부도 같은 시간에 도착했다. 5분 뒤 스페인 부부가 아들, 어머니(어느 쪽 모친인지는 불명)와 함께 차에 올랐다. 12명 중 8명이 차에서 다른 일행을 기다리는데, 4명이 약속시간인 오후 2시 40분이 지나도 차에 돌아오지 않았다.
10분이 지난 2시 50분, 한 팀인 흑인 여성과 백인 여성이 “길을 잃어버려 힘들었다”며 헐레벌떡 뛰어서 왔다. 나머지 2명은 3시 15분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맨 오른쪽의 흑인 여성이 문제를 제기했다. 옆에 앉은 사람은 가드너. 앞에 두 좌석이 비어 있다.
일행 중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자신도 10분 늦게 돌아온 흑인 여성이었다. 그녀는 “미니밴에 탑승할 때 운전기사가 이름을 확인한 뒤 ‘약속시간에 15분 이상 늦어서 차가 떠나는 경우에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라는 내용에 승객 모두 서명하지 않았느냐”며 다른 사람의 동의를 구했다. 이어 누군가 ‘렛츠고(Let's Go)!’라고 말했다.
운전기사는 분위기를 이해한 듯 천천히 차를 몰아 툴룸 유적지를 떠났다. 결국 두 명을 툴룸에 남겨놓고 왔다.
우리 부부가 머물던 리조트에는 수시로 미니밴들이 도착해 관광객들을 태운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20분, 우리가 머무는 리조트에 도착한 미니밴에는 먼저 탑승한 12명의 관광객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우리 부부는 맨 마지막으로 차에 올랐다.
데낄라 공장에 설치된 모형.
데낄라 공장.
데낄라시음.일행은 툴룸을 찾기 전 데낄라 공장에 들러 시음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부 관광객은 데낄라를 구매했다.
멕시코 전통춤.
보석 판매점도 들렸는데, 멕시코 전통춤을 맛보기로 보여주기도 했다. 덴버에서 온 가드너는 아내 루비에게 1600 달러(234만원)를 주고, 루비 반지를 선물했다.
가드너는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에 근무하다 퇴직했고, 루비는 인도네시아 출신이다. 20년 전 결혼한 부부은 자녀 없이 생활하고 있다.
루비가 휴대폰 화상통화로 한국 교포여성을 소개하고 있다.햄버거를 함께 먹던 루비는 갑자기 휴대폰 화상통화로 친한 이웃인 한국 교포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에게 인사 나누도록 주선하기도 했다.
툴룸 유적지 안내 설명문. 영어, 스페인어, 불어 또는 포르투칼어(불확실)로 적혀 있다.
한편 툴룸 유적지 곳곳에 설치된 안내 설명에 따르면 유엔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는 ‘툴룸’은 13세기에서 15세기 사이에 최고로 번성했다.
도마뱀.
카리브해 바닷가에 위치한 유적지는 방어 요새로 지어졌고, ‘툴룸’은 마야어로 ‘벽’을 의미한다. 유적지에는 제법 큰 덩치의 도마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