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푸저우】중국 공항의 국내선 탑승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푸저우(福州) 창러국제공항(福州長樂國際空港)에서 15일 오후 3시 40분에 출발하는 쿤밍(昆明)행 비행기 탑승을 위한 보안검색 중 앞사람이 보조배터리 1개를 압수당했다. 난 기내 화재 사고를 차단하기 위해 인증받지 않은 보조배터리를 압수한 것으로 이해했다.
푸저우에서 쿤밍으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 게이트.
푸저우에는 내가 가고 싶은 곳 중 한곳인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우루무치(乌鲁木齐)’로 향하는 비행기도 있다.
문제는 엑스레이를 통과한 내 백팩을 열어본 공항 여직원이 두 개의 보조배터리를 꺼내 중국어로 “부적합하다”며 모두 압수하면서 시작됐다. 인증된 보조배터리를 갖고 탑승해야 한다는 안전 규정을 너무 잘 알고 있었고, 그대로 지켰기에 당혹스러웠다.
인천공항 국제선 탑승과정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보조배터리를 중국 국내선 보안검색에서 압수당하는 일은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160Wh(약 4만 3000mAh) 이하 용량도 준수했고, 1인당 최대 2개까지 허용하는 규정도 따랐기 때문이다.
더욱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압수된 2개 중 1개는 중국에서 만들어 한국에서 수입·판매한 샤오미 제품이기 때문이다. 번역기로 차분하게 부당함을 설명했지만, 여직원은 ‘규정’을 이유로 돌려주지 않았다.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경우, 노트북 충전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내돈내산’으로 장만했다. 각종 행사나 세미나에서 얻은 물건이 아니다.
결국 화를 참지 못한 나는 주변의 이목을 끌기 위해 큰소리로 “앞으로 한국에서 절대로 중국산 제품은 구입하지 못하겠다”고 소리쳤다. 물론 한국말을 사용했다. 의도한 것처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로 집중됐다. 내가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보안검색 대기 순서도 길어졌다.
잠시 뒤 공안으로 보이는 남성 4∼5명이 내게로 달려왔다. 고성을 지르고, 항의하는 나를 체포하려는 줄 알았다.
제복을 입은 그들 중 한 명이 보안검색 여직원으로부터 상황설명을 들은 뒤 내게로 다가와 능숙한 영어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언제, 어디서 구매했는지부터 물었다. 난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6∼7개월 전 한국 여의도의 IFC몰에 있는 샤오미 매장에서 노트북 고속충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매했다”고 답했다.
그는 목적지와 일정, 중국 체류 기간 등도 질문했고, 모두 대답했다. 그는 질문과정에서 ‘three C’라는 인증에 대한 규정을 몇 차례 강조했다. ‘New Policy(새로운 정책)’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쉽게 얘기하면 중국 기내 반입 보조배터리 규정이 새롭게 시행됐고, ‘three C’ 인증이 없으면 반입이 안된다는 설명이다.
난 재차 “샤오미 브랜드를 신뢰하고, 한국에 수입된 제품을 구매했는데, 납득할 수 없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그는 내게 샤오미 보조배터리를 돌려줬다. 난 나머지 휴대폰 충전용 자석식 보조배터리도 ‘Korea Standard’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고 주장했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바로 돌려주도록 조치했다.
돌려받은 보조배터리. 좌측이 샤오미 제품, 우측은 휴대폰 충전용 자석식 보조배터리.
잠시 소동이 있었지만, 무사히 보조배터리를 되찾은 나는 그 직원들이 얘기한 ‘three C’에 대해 조사했다. 중국 민간항공국이 보조배터리로 인한 기내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자국 인증인 CCC(China Compulsory Certification)를 받은 제품만 국내선 기내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확인됐다. 이 규정은 국제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면서 샤오미 제품과 함께 돌려받은 보조배터리를 자세히 살펴봤다, 그런데 KS인증은 없는 중국 제품이었다.
푸저우에서 출발해 쿤밍으로 향하는 샤먼향공 여객기.
한국 귀국 전 중국 국내선 탑승 스케줄이 하나 더 남아 있기 때문에 걱정이다. ‘중국판 당근마켓’에 보조배터리를 처분해야 하나 고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