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영원한 사랑, 슬픈 전설 간직한 ‘도라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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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영원한 사랑, 슬픈 전설 간직한 ‘도라지꽃’ 남도 문화·낭만 따라 걷는 ‘남파랑길(33)’   
  • 기사등록 2025-07-13 08: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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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오늘의 출발지는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다. 득량면(得粮面)은 보성군 남부에 있는 면으로, 북쪽은 겸백면(兼白面), 북동쪽은 조성면(鳥城面), 남서쪽은 회천면(會泉面), 서쪽은 보성읍과 미력면(彌力面)에 접하고, 남동쪽은 득량만에 접한다. 

 

득량면 비봉리 득량만.

득량면 소재지는 오봉리에 있고, 면의 중앙에는 구들장으로 더 유명한 오봉산이 지역을 지킨다. 문화재로는 이금재가옥(李錦載家屋, 중요민속자료 157), 이식래가옥(李湜來家屋, 중요민속자료 160), 열화정(悅話亭, 중요민속자료 162) 등이 있다고 하나 들르지 못했다.

 

보성 오봉산.

오봉산(五峰山, 392m)은 정상으로 오르는 산길 곳곳의 너덜지대에 쌓여 있는 돌들은 널직하고 반듯반듯해 질 좋은 구들장 생산지다. 구들장은 방고래 위에 얇고 넓은 돌을 깔아 온돌(溫突)을 만드는 주요 재료다. 오봉산 입구인 해평리 마을 도로 변에는 수레에 얹어 놓은 구들장이 전시돼 있다. 온돌은 ‘따듯하게 데운 돌’이란 뜻으로, 우리나라 고유의 난방 방식이다. 온돌을 빼고는 우리 역사 속 주거문화를 말할 수가 없다. 

 

오봉산 칼바위.

오봉산 남쪽으로 득량만을 접하고 있는 비봉리(飛鳳里)는 득량만과 접하고 있다. 멸치 어장이 성하고 고막, 바지락 등의 양식장이 있어 소득증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자연마을로는 청암, 선소마을 등이 있다. 청암(靑岩) 마을은 옆 산에 푸른색의 큰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소(船所) 마을은 1590년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무기와 군량을 모으고 병선을 만든 곳이며, 병졸들이 주둔해 훈련한 곳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비봉리 선소어촌 체험장.

비봉리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인 약 1억 년 전 공룡들이 알을 낳았던 산란지이자 세계적인 규모의 공룡알 화석지다. 발견된 알은 대부분 부화된 후 화석화된 것으로 용각류(龍脚類)와 조각류(鳥脚類)의 알로 알려졌다.

 

비봉리 공룡공원.

백악기 득량만 일대는 호수로 추정돼 그 당시의 서식환경을 상상할 수 있도록 용각류 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 모습을 기초로 현대적인 감각의 조형물로 재구성했다. 재질은 스테인레스 스틸 316L이며, 크기는 25.2m(가로)×9.9m(세로)×12.12m(높이)로 되어 있다. 

 

도라지꽃.

길가에는 도라지가 꽃을 피워 길손을 맞는다. 꽃말이 영원한 사랑인 도라지는 슬픈 전설을 안고 있다. ‘도라지’라는 이름의 한 소녀가 조실부모해 먼 친척 오빠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오빠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도라지를 절에 맡기고 중국으로 10년 계획으로 떠났다. 세월은 흘러 10년이 지났지만, 오빠가 타고 오던 배가 폭풍에 뒤집혀 바다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만 나돌았다. 그래도 그녀는 언젠가는 틀림없이 돌아오리라고 굳게 믿고, 20년이 되었어도 오빠가 돌아오지 않아 혼자 살기로 결심하고 스님이 됐다. 

 

세월이 많이 흘러 할머니가 됐고, 그녀는 매일같이 오빠를 기다렸다. 어느 날, 도라지가 다시 그 언덕에 올라가 바다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하염없이 수심에 잠겨있을 때 등 뒤에서 누군가가 도라지를 불렀다. “얘, 도라지야, 오빠가 왔다” 다시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라는 말에 귀가 번쩍했던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뒤돌아보는 순간 그녀는 한 포기 꽃으로 변하고 말았는데, 그 꽃이 다름 아닌 도라지꽃이었다. 그녀의 간절한 염원과 오랜 기다림을 안타깝게 여긴 산신령이 그녀를 그렇게 만든 것이었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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