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정문인 지성림(至聖林)을 빠져나가면 성벽에 둘러싸인 광대한 묘역인 공림으로 들어가고, 향전(享殿)이라고 하는 황색 기와의 궁전풍의 배전에 도착한다.
지성림.
공자의 무덤은 이곳 뒤에 있다. 지성문 안으로 400m의 신도가 이어지는데 좌우로 각각 72, 73그루의 측백나무가 심어있다. 왼쪽 72그루는 공자의 제자를, 오른쪽의 73그루는 공자의 나이를 나타낸다고 한다.
공자의 아들 공리(孔鯉)의 묘.
공자의 묘로 가는 길 오른쪽에 공자의 손자 공급(孔伋, 子思, ‘중용’의 저자 묘가 있고, 그 앞으로 공자의 아들 공리(孔鯉)의 묘가 있다. 공자가 휴자포손(携子抱孫), 즉 아들과 손잡고 손자를 껴안고 있는 모습이다. 공자가 젊은 나이에 아들을 낳았을 때 노나라의 애공(哀公)이 잉어를 선물로 보내와 아들 이름을 잉어라는 뜻의 리(鯉)로 지었다. 곡부 사람들은 잉어를 먹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잉어를 먹을 때면 잉어라 하지 않고, 홍어(紅魚)라고 부르며 먹는다고 한다. 공리는 송나라 때 사수후(泗水侯)로 봉해졌다.
수수교.
공자의 능묘는 원나라 대에 사수하안(泗水河岸)에 설치돼 예물을 봉납하기 위한 벽돌의 기단이 존재했다. 사수(泗水)는 공자가 학문을 익히고 제자를 가르치던 곳이며, 수수(洙水)는 공자의 집 부근의 강이다. 공자가 생전에 자신의 묏자리를 이곳 공림에 봐 두었는데, 풍수를 살펴본 제자 자로(子路)가 다 좋은데 물이 없는 것이 흠이라고 하자, 공자는 “걱정하지 마라. 후세에 누군가 이곳에 강물을 끌어올 것이니라”라고 예언했다고 한다.
공자묘 입구.(신도)
공자의 예언대로 진시황이 ‘분서갱유(焚書坑儒)’를 단행해 인공으로 흙을 파 강을 만든 것이 오히려 공자 가문을 흥하게 하는 명당의 필수인 ‘강물’이 됐다. 과학적 근거를 찾기 어렵고,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인 듯하나, 공자의 예언대로 자자손손 이어지는 명당자리가 됐다.
공자묘.(대성지성문선왕)
현재 공자의 무덤은 반구형의 언덕이며, 앞에 ‘대성지성문선왕묘(大成至聖文宣王墓)’ 묘비가 서 있다.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이 파괴한 흔적이 있다. 이때 홍위병은 공자의 능묘를 파 해쳤지만, 내부에 인골 등의 흔적은 없었다고 한다. 공자의 사후, 공자의 자손들의 무덤이나 공자의 비석 등이 주위에 추가됐다.
공자의 손자 공급(孔伋)의 묘(기국술성공묘).
공자의 자손은 ‘연성공’(衍聖公)의 칭호가 수여됐다. 건륭제의 딸 등 황족 공주를 아내로서 맞이했기 때문에, 무덤의 상당수는 고위 고관의 권위의 상징이다. 묘비는 한대 이후, 송·원·명·청 시대를 거치며 3600개의 묘비가 남아 있다. 1333년(지순 4년)에는 공림 주변 성벽 및 문의 건설이 시작됐다.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인 자공이 심은 측백나무 고목.
공림(孔林)은 공자와 그 가족들만 묻힐 수 있는 묘소로, 18세기 말기에는 높이 4m, 성벽 길이는 5km 이상에 이른다. 이 범위에는 2400년여의 긴 세월에 걸쳐 묻힌 10만명 이상이 공자의 자손들로, 가장 오래된 것은 주(周)나라부터다. 가장 새로운 것은 제 76대와 제 78대 자손이다. 1만개 이상의 묘와 묘비들이 오래된 노거수(老巨樹)들과 어울리는 숲을 이룬다. 이처럼 기세가 웅대한 가족묘지도 공자(孔子)만이 갖는 특권 같다.
공부의 공자상.
중국공산당이 장악한 중국 대륙에서는 1935년에 ‘연성공’의 직위를 취소하고, ‘대성지성선사봉사관(大成至聖先師奉祀官)’으로 바꿨으나, 그에 준하는 직책을 따로 임명하지 않으면서 그대로 끝났다. 공산당 치세에서 공자와 그들의 후손들은 한동안 격하됐다. 중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후 공산당에서는 공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자의 후손을 이용하려고 했다.
공부 후동루.
하지만 문제는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들이 곡부에 있는 공묘를 공격해 공자 가문의 무덤을 파헤치고, 시신을 모욕했다는 것에 대만(타이완)에 거주하는 마지막 연성공(32대) 공덕성(孔德成)이 격분했다. 공부가주(孔府家酒)조차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반감이 심하다.
지금도 공씨 가족이 죽으면 누구든 공림에 묻힌다. 제왕의 후손도 누리지 못하는 이러한 특권을 누리는 공씨가 부럽기도 하다. 이렇게 대대손손 이어지는 가통(家統)을 과연 공자 자신은 알고 있을까?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