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남근숭배 민속 전래 ‘해신당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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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남근숭배 민속 전래 ‘해신당공원’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24)  
  • 기사등록 2024-05-04 07:55:24
  • 기사수정 2024-05-04 21: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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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삼척시 원덕읍 노곡1리에 있는 노곡항의 아침은 말 그대로 ‘고요’다. 어촌정주어항으로 조그만 어항이지만, 아침 햇살이 비치는 모습은 찬란하다. 

 

노곡항.

우럭.

깨끗이 손질해 바닷바람에 말리는 우럭도 하늘을 나는 연(鳶) 같다. 

 

석류.

석류나무에는 주먹만 한 석류(石榴)가 스스로 벌어지기를 기다린다. 그래서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폴 발레리(1871∼1945)는 시 ‘석류’의 마지막 구절에서 “이 빛나는 파열은/내 옛날의 영혼으로 하여금/자신의 비밀스런 구조를 꿈에 보게 한다.”라고 읊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스팔트 길.

마을 뒷산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가는 길마다 길이 끊기거나 군부대로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두세 번 나갈 길을 찾아보다가 뒤로 돌아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아스팔트길로 나온다. 계절이 가을이라고는 하나 아침나절부터 복사열로 달군다. 그러나 맑고 티 없는 하늘은 미세먼지로 흐렸던 여름날보다는 더 상큼하다. 

 

임원항 이정표.

“화살표로 표시된 해파랑길을 따랐더라면 새 길을 찾으려고 헤매지는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임원항 경계로 들어선다.

 

임원항.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에 있는 임원항(臨院港)은 당초에는 시멘트 적출이 주 기능이었으나, 지금은 국가어항으로 더 중요하다. 

 

임원항 어시장.

어시장 남쪽으로 진입해 수조에서 팔딱거리는 생선들을 구경한다. 언젠가 아내와 함께 여행하다 들려 대게를 배불리 먹었던 가게가 지금도 있다. 이곳은 비교적 싼값에 활어회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건어물 가격도 싸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유료 승강장.

임원항 뒤편 남화산 정상에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수로부인이야기를 토대로 만든 수로부인헌화공원과 남화산해맞이공원이 있다. 

 

입구가 폐쇄된 남화산 해맞이공원.

유료승강기를 만들어 놓고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입구를 막아버렸기 때문에 그냥 지나친다. 임원마을을 가로지르는 임원천을 건너 도로로 나와 다시 지루한 아스팔트길을 계속 걷는다. ‘해신당공원·어촌민속전시관’이라는 간판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해신당공원이 있는 신남항이 가까이 온 것 같다.

 

해신당공원 입구.

신남항 쪽으로 위로 올라가면 해신당공원이다. 해신당공원은 동해안 유일의 남근숭배민속(男根崇拜民俗)이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어촌민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어촌민속전시관과 해학적인 웃음을 자아내는 남근조각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남근상.해학적인 남근조각들이 공원 요소요소에 진열돼 있어 볼 때마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신남리 앞바다의 푸른 물결은 ‘애바위전설’의 애절한 사연과 어우러져 동해안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애바위전설은 결혼을 약속한 처녀 총각이 해초작업을 위해 배로 해변 바위에 처녀를 내려놓고 돌아왔는데 갑자기 강풍으로 거센 파도가 밀어닥쳐 처녀는 물에 빠져 죽는다. 이후 이 처녀의 원혼 때문에 고기가 잡히지 않게 됐는데, 어느 날 한 어부가 바다를 향해 오줌을 갈겼더니 풍어를 이뤘다고 한다. 


해신당.

그래서 이 마을에서는 정월대보름이면 나무로 실물모양의 남근을 깎아 처녀의 원혼을 달래는 제사를 지내게 됐다고 하며, 지금도 매년 정월대보름과 음력 10월 첫 오일(午日)에 남근을 깎아 매달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처녀동상

남근석 공원.

피라칸타.

해신당공원의 자연생태공원에는 밤송이가 익어 알밤이 떨어진다. 붉은 열매 피라칸타도 농염을 주체하지 못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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