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동중서(董仲舒)의 혼이 깃든 덕주의 동자기념관을 출발한 버스는 5시간여를 달려 청도(靑島, 칭다오)시에 도착해 이번 여정의 마지막 밤을 의탁한다.
덕주~청도 간 도로변 비닐하우스.
청도시는 중국 산동반도 동쪽에 위치한 항구도시다. 역사적으로는 즉묵현(即墨縣, 지모)에 속하는 평범한 어촌(漁村)이었다. 지금은 청도가 즉묵 보다 훨씬 더 큰 중심 도시가 되어 넘사벽으로 커졌고, 즉묵은 청도의 현급(縣級) 도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칭다오 거리.
19세기 말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아시아로 진출할 때 청도(칭다오)가 위치해 있던 교주만(胶州湾, 자오저우만)은 독일에게 점령돼 상하이와 마찬가지로 100년간 조계지(租界地)가 됨과 동시에 독일의 해군기지가 됐다. 1903년에 독일인에 의해 청도에 세워진 최초의 맥주공장은 2001년 박물관으로 개장했다. 지금도 ‘칭다오맥주’는 유명하다.
칭다오맥주박물관.
칭다오를 점령한 독일이 가장 그리워했던 것은 아마 ‘고향의 맛’인 맥주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독일인들이 맥주 제조기술을 들여와 독일 맥주 회사를 건립했다. 칭다오맥주가 유명세를 탄 것은 인근 로산(崂山, 라오산)에서 나는 광천수 때문이다. 맥주를 제조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물맛이어서, 중국을 대표하는 맥주 생산지가 될 수 있었다.
맥주 주입 모형.
1차 세계대전 중에는 독일이 신경 쓰지 못하는 틈에 일본이 이곳을 점령해 중국 침략의 전진기지로 활용했고, 맥주회사도 일본으로 넘어갔다. 1949년 중국 공산당이 접수하면서 ‘국영칭다오맥주’로 이름을 바꾸었다. 2003년 중국 10대 브랜드에 선정되더니, 이제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다. 20년 전부터 맥주 생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로산(라오산)의 광천수 대신, 지하수를 정제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청도생맥주.
생맥주 시음장.
청도맥주박물관에서 최고 인기는 정제하기 전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원액’을 시음하는 코너다. 입장권을 보여 주면 순생(純生)맥주를 한 잔과 땅콩 안주가 함께 제공한다. 시중에서 맛보던 맥주보다 몇 배 더 진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라 그런지 기다리는 사람이 꼬리를 문다. 더 마시고 싶으면 현장에서 구입해 마실 수도 있다고 한다.
칭다오맥주 거리.
박물관 앞으로는 710m에 달하는 ‘칭다오맥주 거리’가 조성돼 있다. 쓰레기통, 벤치, 맨홀 뚜껑까지 칭다오맥주를 테마로 장식했다. 거리를 따라 50여 개의 맥주 바와 음식점이 이어진다. 각종 해산물 요리, 조개 볶음과 꼬치구이를 곁들여 칭다오 맥주를 마시기 좋은 곳인데, 대체로 가격이 비싸다고 한다.
맥주공장.
맥주병.
칭다오맥주박물관을 끝으로 산동성에서의 모든 여정은 끝이다. 점심 먹고, 공항으로 가서 서울행 비행기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항상 여행의 끝은 무언가 아쉽고 부족한 느낌이 시나브로 찾아온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