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저널=서울】하남박물관에서 버스로 약 두 시간 정도 이동해 하남성 북부, 등봉(登封, 덩펑)의 북방 15km 지점에 있는 숭산(崇山, 쑹산)의 소림사에 도착한다.
소림사 입구.
중국 100대 유명 사찰 중 하나인 소림사(少林寺)는 중국에서 오악 중 중악이라 불리는 하남성 숭산에 위치한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찰이며, 중국 조동종(曹洞宗)의 본산이다. 쿵푸라는 무술로 유명해 중국인으로 무술을 사용하는 승려는 다 소림사 출신이거나, 소림사 승려라고 불릴 정도다.
소림사 동자상.
소림사는 495년 천축(인도)에서 온 발타선사(跋跎禪師)가 창건했다. 527년 천축(天竺)에서 온 달마대사(達磨大師)가 소림사에서 수련해 돈오(頓悟)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선종의 대표사찰이 됐다. 도교의 중심 도관(道觀) 중 하나인 무당파와 마찬가지인데, 스케일 면에서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크다. 북송 대에는 승려가 7천명이 넘어서 이미 숭산에 수 많은 말사나 암자를 두어서 공부와 수련 등을 행했다. 소림사 자체는 중앙 총괄본부 정도의 위치로 모여서 회의하는 기능밖에 없었다고 한다.
숭산소림 패방.
소림사 입구로 걸어 들어가면 숭산소림(嵩山少林) 패방이 나타난다. 청나라 황실 후손으로 당대 중국 서법가 계공(启功, 치궁)의 글씨다. 치궁은 중국서예가협회 주석을 역임했다. 패방(牌坊) 양쪽에 새겨진 ‘선종조정(禪宗祖庭)·무림승지(武林勝地)’는 소림사가 바로 불교 선종의 발상지이자, 무술 명승지라는 뜻인 것 같다. 패방 앞의 큰 바위에는 강택민(江澤民, 장쩌민1926∼2022) 전 중국 주석이 쓴 ‘소림문화(少林文化) 인류유산(人類遺産)’이라는 글씨가 소림사의 가치를 말하는 것 같다.
소림무술관.
대문에서 소림사까지 약 20분 정도의 도보거리다. 소림사에는 10여개가 넘는 무술학교가 유아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800여 개의 반을 운영하고 있어서 혹시 무술 연습을 하는 모습이라도 보일까 하여 목을 길게 뽑았으나, 안 보인다. 안내판에는 공연 시간표가 있었는데, 우리가 그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 그리고 1979년 영화 ‘소림사’에서 이연걸(李連杰)이라는 배우가 혜성처럼 나타나 소림사의 쿵푸 무예를 세상에 알렸고, ‘중국쿵푸는 세계가 공유(中國功夫 世界共享)’한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강택민 주석의 ‘소림문화 인류유산’ 비.
선종의 주류가 된 소림사는 무림 도장도 겸비했다. 소림무술이 처음 창시된 시기는 수나라 말기에 이세민(李世民)이 왕세충과 싸울 때 13명의 소림사 승려들의 도움을 받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후 이세민은 당나라의 황제 태종이 된 뒤 소림사에 크게 보답했다. 그 후 홍건적들이 습격해 불상을 파괴할 때 불목하니로 있던 긴나라왕(緊那羅王)이 불쏘시개 들고, 홍건적을 다 때려잡은 것이 시발이라고 한다.
소림사 쿵푸.
실제로 소림 무술이 처음으로 언급되는 시기는 명나라 가정제(嘉靖帝) 때 유대유(兪大猷)의 ‘정기당집(正氣堂集)’ 등 일부 사료에 소림 무술이 등장한다. 정기당집에 따르면 유대유가 소림곤법(棍法)이 창시됐다는 소문을 듣고 소림사를 방문했으나, 이미 소림사의 무술이 크게 쇠퇴했기 때문에 승려 2명을 군대로 불러서 3년간 곤법을 가르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소림사 계곡의 고드름.
이후 소림사의 대표무술이 곤법이 됐고, 소림사는 외부의 무술들을 받아들여서 양적 성장을 하면서, 소림사가 총괄 지휘소 역할만 하고 각 말사에서 알아서 적당한 방법을 선택해 수련했기 때문에 당연히 소림사 사내에서 수련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무협소설에서 소림사만 72종 절예 운운하면서 양으로 때우는 경향이 보여주는 것도 이런 영향이 있기 때문이다.
소림사 산문.
소림무술관을 지나면 소림사 산문이 나온다. 산문(山門)의 ‘少林寺(소림사)’ 편액은 청나라 강희제(康熙帝)의 글씨다. 소림사는 당 태종의 보답으로 번성했으며, 송나라 시대에 5천 칸에 이르렀고 승려도 2천명에 육박했다. 명나라 후기에는 척계광(戚繼光)을 도와 남해안에 침입한 왜구를 몰아내는 데 참여했고, 왕조와 결탁하면서 성장했다. 1928년에는 군벌 석우삼(石友三, 스여우싼)의 공격으로 건물 대부분이 전소되고, 유물이 소실됐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