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야(瓦也) 연재>해파랑길은 ‘행복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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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야(瓦也) 연재>해파랑길은 ‘행복한 길’ 태양, 파도와 함께 걷는 ‘해파랑길’(1)  
  • 기사등록 2024-02-11 08: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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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저널=서울】해파랑길(Haeparang Trail),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770㎞를 동해안 따라 파도가 일렁이며 물결이 춤추는 곳 해파랑(海波浪)! 

 

매일 다시 떠오르는 태양이 곧 나다. 발밑으로 달려와 스러지는 파도가 바로 나고, 하릴없이 날라 와서 춤추는 갈매기가 나인 것을 어찌 행복하다고 아니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해파랑 길은 ‘행복(Happy)한 길’이다.

 

고사상.

장정을 시작하면서 오륙도 해파랑길 안내소 앞에서 무사장도를 기원하는 고유제(告由祭)를 천지신명(天地神明)님과 용왕(龍王)님께 올린다. 

 

자연과 하나 되고자 산과 바다를 찾는 저희가 바라옵건대, 험한 언덕과 바위와 골짜기를 오르내리는 두 다리가 지치지 않도록 늘 강건한 힘을 주시옵소서! 이 길을 함께하는 모든 이에게 자연을 이해하는 능력과 안전한 도보를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옵소서! 

 

오륙도.

육지에 이어진 작은 반도(半島)였다가 유구한 세월동안 바람과 파도의 작용으로 육지에서 분리돼 형성된 오륙도는 “동쪽에서 보면 여섯, 서쪽에서 보면 다섯 봉우리로 보인다”고 해서 이름이 오륙도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조용필이 부른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에 나오는 그 오륙도가 해맞이공원이나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봐도 내게는 4개의 섬만 보인다. 혹시 시력이 나빠서 그런지 또는 다른 마음이어서 그런지 여섯 개가 보일 때까지 찾아오라고 명령하는 것만 같다.

 

오륙도에서 이기대(二妓臺)로 가는 길.

고유제가 끝나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이기대(二妓臺) 가는 길로 접어든다. 이기대는 임진왜란 당시 수영성을 함락시킨 왜장이 벌인 잔치에 두 명의 기녀(妓女)가 왜장을 잔뜩 술에 취하게 한 후 함께 바다로 뛰어들었다는 일화가 전해지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군사기지로 민간인 출입이 금지됐으나, 1993년부터 개방돼 이곳 이용자가 갈수록 많아진다. 

 

이기대(二妓臺).

이기대는 장산봉(225m) 동쪽 바닷가 끝에 자리해 기묘한 바위로 이뤄진 암반으로 평면에 가까우면서 비스듬히 바다로 빠져드는 모양을 하고 있다. 이곳은 청정 해안이자 분지형 자연 습지 지역으로 다양한 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다. 특히 반딧불이를 볼 수 있어 ‘이기대 반딧불’로 이름이 알려졌다. 남쪽 끝 오륙도에서 신선대(神仙臺) 쪽으로 큰 바위가 불쑥 솟아 나와 용호부두까지 연결돼 있다.

 

이기대(二妓臺) 곰솔밭.

이기대(二妓臺)의 단애.

 이기대(二妓臺) 출렁다리.

농바위.

바위길 좁은 절벽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한다. 장농을 아슬아슬하게 올려놓은 듯한 농(籠)바위가 잠시 휴식을 안겨준다. 

 

V계곡의 선바위.

V자로 파인 바위 사이에 홀로 선 바위는 아기를 안은 것 같은 모자상이 오롯이 보이고 치맛자락 바위는 바다에 적시며 물을 끌어 올려 곰솔에 봄을 불어 넣는다.

 

용호부두의 대학실습선.

두어 개의 출렁다리를 건너 내려온 용호부두에는 부경대학교의 해양실습선이 오대양을 향해 뱃고동을 울린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 옆길을 따라 도착한 광안리 고운모래해변은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광안대교와 마린시티.

광안리해변.

광안리해수욕장을 가로지른 광안대교는 건너편 마린시티와 앙상블을 이루는데, 물기가 촉촉한 백사장은 갈매기가 찾아와 함께 놀자고 유혹한다. 

 

◆글-와야(瓦也) 정유순

현 양평문인협회 회원

현 에코저널 자문위원

전 전주지방환경청장

전 환경부 한강환경감시대장

홍조근정훈장, 대통령 표창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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